만약 미국이 공격대상이 된다면 공격하는 나라는 어디일까.

진주만기습 경험이 있는 일본일까,아니면 잠재적 적국인 중국일까. 혹은 외계인일까.알수 없는 일이다.하지만 분명한 건 공격날짜다. 1월 마지막 일요일이 D-데이일 것이다.

올해는 28일.미국 프로풋볼리그 결승전인 슈퍼볼이 열리는 날로 모든 사람들이 신나게 즐기는 하루다.

이 날은 우리식으로 치면 미국의 설날이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TV의 풋볼중계를 시청한다.

풋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오랜만의 가족파티를 즐긴다.

때문에 슈퍼볼 직전 동네가게에는 맥주 과자 등 간단한 파티음식이 동이 난다.

일반가정에선 그래서 슈퍼볼 파티준비를 미리 해놓는다.

거의 모든 가정이 TV앞에 모이는 만큼 기업들엔 절호의 광고기회다.

가장 짧은 시간동안 가장 많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가 가능하다.

올해도 1억3천만명이 슈퍼볼 생중계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이날 새로운 광고를 선보이기도 한다.

엄청난 광고비도 마다하지 않는다.

30초짜리 광고가 지난해엔 평균 2백20만달러.올해는 2백30만~2백40만달러 정도다.

우리 돈으로 따지면 어림잡아 초당 1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CBS가 독점중계하는 올해 슈퍼볼 광고를 예약한 기업들의 판도가 작년과는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엔 전체 36개 광고기업중 절반가량인 17개를 닷컴기업들이 차지했다.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신생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들였다.

일부 늦게 뛰어든 업체는 최고 3백만달러까지 주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닷컴광고는 3개로 줄었다.

E트레이드,핫잡스닷컴 몬스터닷컴 뿐이다.

지난해 광고를 했던 닷컴업체들 중 페트닷컴 등 3개사는 이미 세상에서 사라졌고 나머지 11개는 광고비용을 감당하기조차 어려운 처지가 됐다.

지난해 닷컴열풍에 밀려 광고를 못했던 마스터카드 관계자는"슈퍼볼이 1등을 가리는 경기듯 슈퍼볼광고도 1등 브랜드를 확인하는 장"이라며 "아마추어 닷컴들에겐 어울리지 않는 장소였다"고 꼬집는다.갑자기 초라해진 닷컴기업들의 위상이 안스러울 정도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