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골프여행객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에는 골프채를 들고 해외로 나간 출국자가 6천명을 넘어서 월 단위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5일 김포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김포공항을 통해 골프채를 갖고 출국한 여행객은 3만8천47명으로 99년의 2만1천1백명에 비해 80.3% 늘었다.

외환위기 직후였던 98년 골프채 휴대 여행자가 1만2천2백2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골프여행객이 6천86명으로 월 기준으로 가장 많아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계층의 씀씀이는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세관 관계자는 "전반적인 소비위축 속에 양극화가 더 심해진 것 같다"며 "골프채를 해외 현지에서 빌리는 경우도 적지 않아 실제 골프 여행객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 여행객을 나이별로 보면 40대가 가장 많았다.

지난달의 경우 40대가 1천7백94명(30%)이었으며 30대가 1천3백48명(22%)으로 그 뒤를 이었다.

30∼40대가 전체의 절반을 넘어 52%를 차지했다.

그러나 20대 미만도 9백71명(16%)으로 20대나 50대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포세관과 항공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골프시즌이 끝난 겨울철이면 동남아시아로 향하는 골프관광객이 더욱 늘어난다.

때로는 하루에 2백명이 넘는 사람이 골프클럽을 들고 나와 수십m씩 줄을 서서 신고 차례를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질 정도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겨울방학을 이용해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지의 골프연수에 참여하는 초·중·고등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도 10대 골프여행 증가의 한 이유"라며 "대부분 연수기관이 시간당 레슨비를 40달러(약 5만원) 정도 받고 있으며 많게는 수백달러를 받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골프해외여행 붐에 편승,이들 동남아 국가를 오가는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은 물론 필리핀항공 타이항공 말레이시아항공 등 외국여객기들도 거의 빈자리가 없이 만원사태를 빚고 있다.

한편 지난해 김포공항을 통한 출국자는 7백99만6천6백17명으로 입국자 7백98만1백60명보다 많았다.

연간 출국자와 입국자 모두 99년보다 19%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