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연간 매출액 10조원이 넘는 거대 공룡기업 한국통신을 잡기 위한 대기업들의 지분 인수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한통의 민영화는 업계에 미칠 파장에서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 사업권 이슈를 능가하는 메가톤급 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통의 민영화를 앞두고 대기업들의 지분 인수전, 민영화 방향, 소유구조 개편, 민영화를 위한 선결과제 등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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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전화 시장 점유율 98.3%, 시외.국제전화 시장 점유율 85%(매출액 기준), 초고속인터넷 시장 점유율 67%''
한국통신은 명실공히 국내 유선통신 시장의 절대 강자다.
최근에는 IMT-2000 사업권을 따내 무선통신 시장에도 진출했으며 오는 9월부터는 위성방송 사업에도 나서 유.무선을 아우르는 종합통신사업자로 거듭나게 된다.
이같은 통신공룡 한통이 오는 2002년 6월까지 완전 민영화된다.
당장 정부는 한통 보유지분 59%중 14.7%를 오는 2월말까지 국내에 매각한다.
정부의 지분매각안 발표에 따라 대기업들은 벌써부터 한통 지분인수전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통 지분을 누가 더 많이 가져 가느냐에 따라 향후 통신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은 자명하다.
더욱이 재계 선두권을 다투는 대기업들은 통신사업을 미래 주력사업의 하나로 키우기 위해 한통 민영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통 지분인수전에는 삼성 포철 LG SK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모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1위인 삼성의 경우 통신서비스사업 진출은 오랫동안의 숙원이다.
그동안 통신장비 사업 외에 서비스 분야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업계는 삼성을 한통의 지분인수 가능업체 0순위로 올려 놓고 있다.
지난해 10월 민간기업으로 변신한 포철도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위해 한통 민영화에 뛰어들 것이 확실하다.
무선통신 분야의 최강자인 SK도 유.무선 종합사업자로 변신하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지분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IMT-2000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LG는 한통 지분인수로 역전의 기회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유선 시장에서 한통의 독점에 눌려 있는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 등도 적극 참여할 후보 업체들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한통의 지분매각 향방에 따라 통신시장이 지금의 구도와는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령 삼성이나 포철이 통신서비스 사업에 진출할 경우 한통과 SK가 차지하고 있는 지금의 통신시장 양대 구도는 깨질 가능성이 크다.
통신시장은 그러나 독점사업자의 민영화로 자유경쟁 체제로 변화하겠지만 오히려 경우에 따라선 독과점 체제로 변모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정부는 한통을 민영화하더라도 특정 지배주주를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한통은 민영화 이후에도 공기업 시절에 누리던 독점적 지위를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국내 통신시장의 독과점 구도는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정종태.안재석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