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엘리베이터 회사인 미국의 오티스가 한국자회사인 LG오티스를 글로벌 연구개발(R&D)거점으로 육성키로 했다.

오티스 같은 세계 최고수준의 제조업체가 한국을 핵심연구개발센터로 육성키로 결정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한국의 제조기술뿐만 아니라 연구개발기술이 ''글로벌''경쟁력을 평가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LG오티스는 외환위기 직후 LG그룹이 오티스에 매각한 회사로 오티스 본사의 이번 조치는 외국자본의 한국진출이 제조업의 하청화를 초래한다는 우려를 해소시키는 계기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장병우 LG오티스엘리베이터 사장은 25일 "창원 중앙연구소가 오티스 본사 차원에서 추진하는 ''엘리베이터 핵심 연구개발 과제(글로벌 프로젝트)''의 35%를 배정받았다"고 밝혔다.

장 사장은 "이는 오티스가 전세계에 운영하고 있는 13개 지역별 연구소중 가장 많은 과제를 받은 것으로 한국법인이 오티스 R&D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티스는 연간 R&D비로 1억달러 정도를 투자하는데 비추어 LG오티스의 연구개발비 배정액은 3천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이 연구개발을 위해 한국에 투자한 금액중 사상 최대액수로 평가되고 있다.

서종호 LG오티스엘리베이터 연구소장(이사)은 "1백여명의 우수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시그마 에스컬레이터 개발''등 지난해 수행한 20건의 프로젝트 실적이 본사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시그마 에스컬레이터는 오는 6월 완제품이 생산되며 오티스 표준품으로 선정돼 앞으로 전세계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장 사장은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과 제품은 창원공장에서 생산돼 전세계 1백20개국에 있는 오티스 판매망을 통해 수출되기 때문에 생산거점으로도 위치를 다지게 되는 효과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LG오티스는 지난해 LG산전이 엘리베이터 사업부문을 떼어내 오티스사에 5억달러를 받고 지분의 85%를 넘겨주며 합작전환됐으며 경영권 일체를 오티스에서 행사하고 있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