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이 몰아치는 인천 부평구.

추위 만큼이나 주변 분위기도 썰렁하다.

대우자동차를 비롯한 주변 대형공장들이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기 때문.

하지만 부평구 한쪽에는 활기차게 움직이는 공장들이 적지 않다.

각종 유량계를 생산하는 한국후로셀(www.flowcell.co.kr)도 그중의 하나다.

"수입품 판매라는 쉬운 길을 버리고 국산화에 뛰어든지 20년이 다 돼갑니다. 일본으로 유량계 부품을 수출하는 등 이제 면적식유량계 분야에서는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봉수(51) 한국후로셀 사장의 말이다.

지난 83년 설립된 한국후로셀은 초창기에는 일본 유량계 제품을 수입판매했었다.

85년부터 시작된 엔고현상으로 사업이 어려워졌다.

특히 ''남 좋은 일''만 시킨다는 자괴감에서 이 사장은 제품 국산화에 본격 뛰어들게 됐다.

"제품을 국산화하는 데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주문량이 적어 주물공장에서도 기피했지요"라고 회고하는 그는 유량계 특성에 따라 품목이 다양하고 대량생산이 어려워 국산화가 힘든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와 인재양성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였다.

매출의 1% 이상을 사원교육에 쏟았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에서 갖는 각종 사외교육 프로그램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 결과 이 회사는 현재 60여종의 각종 유량계를 생산하고 있다.

석유화학,하수처리,음식료,반도체 제조 공정의 유량을 재는 각종 제품을 삼성전자 태광산업 LG전자 현대전자 등에 공급하고 있다.

유량계의 일종으로 압력을 통해 유량을 재는 면적식 유압계의 경우 일본제품 등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국내시장의 점유율이 40%에 달한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불량률을 줄이는 데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다는 이 사장은 "10여군데 협력사마다 따로 통을 만들어 불량품을 담아놓고 1주일마다 반품하면서 품질관리를 정착시켰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일본으로 부품수출 40만달러를 포함,총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사장은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매출액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중국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032)522-5161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