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공룡' 한통 민영화] (3) '경쟁력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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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통신시장은 "글로벌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몸집을 키우기 위해 국적을 뛰어넘어 서로 합치고 제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일본 NTT가 미국 최대 통신사업자인 AT&T의 자회사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이 그런 예이다.
적자생존 논리가 본격화되는 세계 통신시장에서 한국통신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직원수 4만4천여명에 연 매출액 10조원대를 넘어선 한통은 국내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대 통신사업자이다.
그러나 한발짝만 세계로 나서면 한통의 모습은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
◆ 경영 효율성 취약 =한국통신은 선진 통신사업자와 비교해 경영 효율성 면에서 열세에 놓여 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만 보더라도 한통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98년 기준으로 한통의 매출액 순이익률은 3.3%.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의 11.0%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쉽게 말해 한통은 1년동안 1천원 어치를 팔아 33원을 남긴 반면 영국 BT는 이보다 4배 가까이 많은 1백10원을 남기는 장사를 한 셈이다.
자기자본 순이익률도 현저히 떨어진다.
BT가 26.0%, AT&T가 6.1%, NTT가 5.0%인데 반해 한통은 3.7%에 머물고 있다.
한마디로 한통의 글로벌 경쟁력을 분석한다면 매출액이 지난 5년여동안 두 배 정도 늘어 덩치는 커졌지만 실속 면에서는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 경쟁환경의 열세 =한통은 선진 사업자와 경쟁을 벌이기 위한 환경 측면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BT나 NTT 등이 이미 민영화를 끝마쳐 자율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는 반면 한통은 아직까지 공기업적인 기업관행과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에 얽매여 있다.
대표적인 민영화 성공사례로 꼽히는 BT의 경우 민영화 이후 정부의 경영간섭이 배제된 채 수익성을 최우선 목표로 자구노력을 진행한 결과 지난 98년의 경우 1인당 매출액이 민영화 원년인 94년보다 4.4배 정도 증가하는 경영성과를 올렸다.
이에 반해 한통의 경우 여전히 정부의 경영간섭 아래 수익성과는 무관하게 투자를 감행하는 사례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지난 93년 4천억원을 투자한 시티폰(CT-2) 사업이 대표적이다.
한통은 당시 정부의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수익성없는 시티폰 사업을 벌이다 결국 1년여만에 철수했다.
1년동안 9백억원 정도의 수입을 거둔 것을 감안하더라도 결국 3천억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공중에 날린 셈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공기업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간접적인 특혜나 공익을 내세운 무분별한 투자 등은 모두 정부가 주인인 공기업의 원천적인 한계로 한통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고 말했다.
◆ 내수시장 기반 약화 =한통은 내수시장에서도 급속히 기반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무선시장이 갈수록 급팽창하고 신규 경쟁사업자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한통의 점유율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90년의 경우 전체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한통의 점유율은 92.7%에 달했다.
그러나 93년 82.5%, 96년 55.9%로 급격히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에는 40%대까지 낮아졌다.
이는 무엇보다 ''독점''이란 우산 아래 안주해 앉아서만 돈을 벌려는 공기업적 관행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통의 경쟁력이 약화된 데는 국내 유선서비스의 낮은 요금 구조도 한몫을 했다는게 한통의 주장이다.
실제 국내 유선전화 요금은 선진국과 비교해 물가 수준이나 서비스 품질 등을 감안하더라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원가는 선진국보다 높지만 요금은 훨씬 낮은 기형적인 구조가 오랫동안 고착화돼온 것이다.
◆ 글로벌화 정도 =한통은 해외진출 성과에서도 선진 사업자들에 한참 뒤져 있다.
지난해말 현재 한통은 베트남 필리핀 대만 미국 일본 등 모두 8개 국가에 진출해 통신서비스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기간통신사업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과 필리핀 등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국제전화 대행이나 통신자문 등의 부가서비스에 불과하다.
반면 BT는 세계 14개 국가에 21개 자회사를 설립한 것을 비롯해 세계 주요 통신사업자 19개와 자본 및 기술제휴 관계를 맺고 현지에서 통신사업을 벌이고 있다.
AT&T도 세계 60여개국 8백여개 주요 도시에 진출해 글로벌 통신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미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해외사업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NTT도 현재 세계 16개국에 진출한데 이어 최근들어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통신기업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중이다.
정종태.안재석 기자 jtchung@hankyung.com
몸집을 키우기 위해 국적을 뛰어넘어 서로 합치고 제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일본 NTT가 미국 최대 통신사업자인 AT&T의 자회사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이 그런 예이다.
적자생존 논리가 본격화되는 세계 통신시장에서 한국통신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직원수 4만4천여명에 연 매출액 10조원대를 넘어선 한통은 국내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대 통신사업자이다.
그러나 한발짝만 세계로 나서면 한통의 모습은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
◆ 경영 효율성 취약 =한국통신은 선진 통신사업자와 비교해 경영 효율성 면에서 열세에 놓여 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만 보더라도 한통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98년 기준으로 한통의 매출액 순이익률은 3.3%.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의 11.0%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쉽게 말해 한통은 1년동안 1천원 어치를 팔아 33원을 남긴 반면 영국 BT는 이보다 4배 가까이 많은 1백10원을 남기는 장사를 한 셈이다.
자기자본 순이익률도 현저히 떨어진다.
BT가 26.0%, AT&T가 6.1%, NTT가 5.0%인데 반해 한통은 3.7%에 머물고 있다.
한마디로 한통의 글로벌 경쟁력을 분석한다면 매출액이 지난 5년여동안 두 배 정도 늘어 덩치는 커졌지만 실속 면에서는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 경쟁환경의 열세 =한통은 선진 사업자와 경쟁을 벌이기 위한 환경 측면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BT나 NTT 등이 이미 민영화를 끝마쳐 자율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는 반면 한통은 아직까지 공기업적인 기업관행과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에 얽매여 있다.
대표적인 민영화 성공사례로 꼽히는 BT의 경우 민영화 이후 정부의 경영간섭이 배제된 채 수익성을 최우선 목표로 자구노력을 진행한 결과 지난 98년의 경우 1인당 매출액이 민영화 원년인 94년보다 4.4배 정도 증가하는 경영성과를 올렸다.
이에 반해 한통의 경우 여전히 정부의 경영간섭 아래 수익성과는 무관하게 투자를 감행하는 사례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지난 93년 4천억원을 투자한 시티폰(CT-2) 사업이 대표적이다.
한통은 당시 정부의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수익성없는 시티폰 사업을 벌이다 결국 1년여만에 철수했다.
1년동안 9백억원 정도의 수입을 거둔 것을 감안하더라도 결국 3천억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공중에 날린 셈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공기업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간접적인 특혜나 공익을 내세운 무분별한 투자 등은 모두 정부가 주인인 공기업의 원천적인 한계로 한통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고 말했다.
◆ 내수시장 기반 약화 =한통은 내수시장에서도 급속히 기반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무선시장이 갈수록 급팽창하고 신규 경쟁사업자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한통의 점유율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90년의 경우 전체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한통의 점유율은 92.7%에 달했다.
그러나 93년 82.5%, 96년 55.9%로 급격히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에는 40%대까지 낮아졌다.
이는 무엇보다 ''독점''이란 우산 아래 안주해 앉아서만 돈을 벌려는 공기업적 관행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통의 경쟁력이 약화된 데는 국내 유선서비스의 낮은 요금 구조도 한몫을 했다는게 한통의 주장이다.
실제 국내 유선전화 요금은 선진국과 비교해 물가 수준이나 서비스 품질 등을 감안하더라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원가는 선진국보다 높지만 요금은 훨씬 낮은 기형적인 구조가 오랫동안 고착화돼온 것이다.
◆ 글로벌화 정도 =한통은 해외진출 성과에서도 선진 사업자들에 한참 뒤져 있다.
지난해말 현재 한통은 베트남 필리핀 대만 미국 일본 등 모두 8개 국가에 진출해 통신서비스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기간통신사업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과 필리핀 등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국제전화 대행이나 통신자문 등의 부가서비스에 불과하다.
반면 BT는 세계 14개 국가에 21개 자회사를 설립한 것을 비롯해 세계 주요 통신사업자 19개와 자본 및 기술제휴 관계를 맺고 현지에서 통신사업을 벌이고 있다.
AT&T도 세계 60여개국 8백여개 주요 도시에 진출해 글로벌 통신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미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해외사업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NTT도 현재 세계 16개국에 진출한데 이어 최근들어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통신기업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중이다.
정종태.안재석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