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재(47) 가나아트사장은 미술계에서 신화적인 인물이다.

1970년대 말 영세한 화랑주인으로 출발해 지금은 수백억원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가로 변신했다.

이제 그는 미술계에서 가장 성공하고 가장 영향력있는 존재다.

그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신규사업을 기획하고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여 이익을 창출해 내는데 귀재다.

소비자들이 미술품 공예 등을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는 아트숍을 개설한 것이나 공개적인 미술품 경매시장을 도입한 게 그의 아이디어다.

이 사장이 손댄 사업들은 ''실패란 없다''라고 할 만큼 대부분 순탄한 길을 걷고 있는 것을 보면 그는 천부적인 사업가임에 틀림없다.

이 사장이 올해에도 큰 일을 낼 모양이다.

미술품 보관업에 뛰어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미술품 보관업은 말 그대로 작가들의 작품을 보관해주는 사업이다.

자신의 작품을 보관할 공간이 부족한 작가들로서야 희소식이겠지만 과연 이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작품을 보관할 땅이 있어야 하고 운송비와 작품이 변질되지 않도록 관리도 해야 한다.

수입이래야 작가로부터 받는 보관료가 전부일 게 뻔하다.

그는 이 사업과 함께 작가들의 작품활동을 돕기 위해 그림을 담보로 한 은행대출을 추진중이다.

"작품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작가는 이 돈을 작품제작에 투자할 수 있는 이점이 있죠" 이 사장은 금융기관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한다.

미술품 보관과 담보 대출 사업이 시행되면 미술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작가들이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개선돼 순수 미술품들이 지금보다 많이 양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연초 가나아트센터의 사업부로 운영돼 왔던 화랑 아트숍 레스토랑 미술연구소 등을 분사시키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자신은 제1대주주로 16%의 지분을 갖고 있는 (주)서울경매와 온라인사업인 가나닷컴만 직접 챙기고 나머지 계열사들은 직원들에게 맡겼다.

구조조정을 하면서 1백여명에 달하던 직원수를 20여명 가량 줄였다.

긴축경영에 돌입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노''라고 잘라말한다.

"올 상반기 중 일본 나리타공항내에 아트숍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된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무조건 진행시킬 작정입니다"

가나아트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1백5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사업 진출에 따른 매출증가를 고려하면 올해는 2백억원을 넘을 게 확실하다.

"40대 전후의 국내 인기작가 작품가격은 평균 2만달러도 채 안됩니다.

이에 반해 비슷한 수준의 미국작가 작품은 20만달러를 호가합니다" 미술품도 국가 경제규모에 비례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글=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