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는 개막 사흘째인 27일 본회의장인 콩그레스센터에서 ''기업과 대중''이라는 주제로 분야별 토론을 계속했다.

<>…이날 뉴라운드 출범에 관한 토론회에서 파스칼 라미 유럽연합(EU)집행위원은 세계경제의 성장둔화,역내 자유무역협정의 증가 등으로 다자무역체제의 장래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뉴라운드외에 현실적인 대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무어 WTO사무총장도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일본 EU 등 경제대국이 감기에 걸리면 다른 나라들은 폐렴에 걸리게 된다"며 적극적인 협상을 촉구했다.

개도국과 아프리카의 입장을 대표한 알렉 어윈 남아공 상공장관은 "이제는 개도국을 보호하는 무역규범이 필요하다"며 개도국의 이익이 반영되는 것을 전제로 뉴라운드가 출범할 수 있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일본 태국 등 아시아의 정부관계자들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 한국 중국 일본을 포괄하는 자유무역협정의 당위성을 적극 제기했다.

노가미 요시지 일본외무성 심의관은 이날 오전 다자무역체제에 관한 토론회에서 지역무역협정 또는 자유무역협정은 세계무역의 자유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차기 WTO사무총장으로 내정된 수파차이 파닛차팍 전 태국부총리는 "한국 중국 일본 뿐만 아니라 호주와 뉴질랜드까지 포괄하는 범지역경제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계화가 아시아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는 외환위기에 이은 정보기술혁명과 세계화로 인해 ''아시아적 가치''도 변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교문화권인 한국 중국 일본 등에 국한해서 본다면 가족과 동료애 성실 근면 절약 등으로 상징돼 왔던 아시아적 가치의 근본적인 기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또 "일본을 비롯해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는 연장자들이 결정을 내려왔는데 이들은 결정을 내리는데 느리기 때문에 버스를 놓치게 된다"고 풍자했다.

<>…이날 다보스 주변에서 반세계화 시위대와 경찰의 산발적인 충돌이 있었으나 별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영하의 날씨속에 눈폭풍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3백여명의 시위대가 본회의장인 콩그레스센터에서 약 1㎞ 떨어진 지점까지 진출했으나 경찰은 해산명령을 듣지 않자 물대포를 쏴 강제 해산시켰다.

한편 일부 언론은 28일 "다보스의 정신이 최루가스에 질식됐다"며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난했다.

<>…군국주의적 발언으로 유명한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는 다보스포럼에서 미국과 중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시하라 지사는 개막 이틀째인 지난 26일의 한 회의에서 "미국의 기준이 세계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면서 "미국은 자신들의 가치를 다른 국가들에게 강요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어 "중국은 공산당 일당독재가 자행되고 있는 매우 위험스러운 국가"라며 "중국은 이미 덩샤오핑과 마오쩌둥 시대를 거치면서 각각 경제와 사람을 자유화했으니 이제는 영토확장에 나설일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다보스=강혜구 특파원 hyeku@worldonline.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