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투자자가 다 김 원장 말대로 따라 하면 어떻게 됩니까.

만약 그렇게 되면 그 땐 또 반대로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지금까지 클리닉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아 본 질문을 꼽으라면 단연 이 질문이다.

우리 얘길 듣고 크게 공감하시는 분들이 주로 이걸 묻는다.

"투자클리닉 말이 따지고 보면 틀리는 말이 별로 없다.

한 번 들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안 따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수가 동참을 할 것이고 그리 되면 효력이 점차 떨어질 것이고 궁극적으론 그 반대로 가야 먹을 게 있지 않을까".

이런 추론 끝에 나오는 질문인 것이다.

그 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담배가 나쁜 줄은 다 알지만 아무리 끊으라 해도 전부 다 끊지는 않습니다.

남도 다 끊으면 어쩌나 싶어 내가 안 끊을 이유는 없습니다.

나만 끊으면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대스승이신 데니스(Richard Dennis)씨는 언젠가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선생님께서 그렇게 좋은 성적을 내시는 이유가 몹시 궁금합니다.

혹시 그 비결을 공개해 주실 수 있는지요"

그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내 원칙을 월 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1면에 공개한다 해도 아무도 안 믿을 겁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돈을 벌다니 믿을 수가 없어.

틀림없이 진짜 비밀은 숨겨 놓고 안 알려 주는 걸 거야 하고 말입니다"

나야 그 분에 비하면 한참 하수(下手)지만 어쨌든 그 분이나 나나 결국 얘기는 같은 얘기다.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뻔하게 알면서도 인간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그 분 입장은 어차피 못 쫓아 할 거 알려 줘서 무슨 득이 있겠느냐는 거고, 나는 그러니까 알려도 무방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고점매수, 저점매도, 손실은 짧게, 이익은 길게"

무슨 어려운 단어나 복잡한 수식이 있어 머리가 띵한 그런 말이 아니다.

그러니 글자 그대로의 큰 그림을 그려 놓고 나름대로 세부 원칙을 세워 실천만 하면 된다.

세계 어느 나라 어떤 가격이든 의심 없이 행하면 그만이다.

가격은 심리이고, 심리는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해 보면 생각만큼 쉽지 않다.

되도록 싸게 사고 싶은데 비쌀 때까지 기다렸다 그 때 사라고 하니 사람 할 짓이 아니다.

조금씩 손해 보고 팔 때 오히려 즐겁게 여기라 하니 맨 정신 가지고는 안 된다.

되도록 많이 먹고 팔고 싶은데 상당 부분 돌려 주고 나오라 하니 보통 짜증스러운 일이 아니다.

한 번 콱 찍어 단번에 올라서고 싶은데 분산하라 하니 여간 째째한 게 아니다.

못난 사람 심리가 그 간단한 걸 못 지키게끔 날 때부터 그렇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마음 가는 대로 쉽게 쉽게 해서는 큰 성공을 못 거둔다.

심리적으로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결정들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수가 소수에게 갖다 주는 게임.

쉽게 쉽게 살면서 배고파 하는 다수보다 어렵게 어렵게 살면서 배부른 소수가 되자.

시간이 지나고 굳은살이 박히면 그 어렵던 결정들이 쉽게 쉽게 내려지는 때가 반드시 온다.

모진 마음 먹고 하기 힘든 걸 해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