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굴지의 종묘업체 CEO(최고경영자)들이 한국을 찾았다.

미국의 세미니스를 비롯해 스위스의 노바티스와 프랑스의 리마그린,일본의 사카다 등 세계 채소종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6대 종묘업체의 CEO들이 지난 25일 서울 라마다르네상스 호텔에서 모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종묘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세계 종자시장 동향과 GMO(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한 홍보 전략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모임은 이들 종묘업체 CEO들이 2년마다 한차례씩 만나는 관례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노바티스가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에서 이 모임이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7년말 한국 경제가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에 들어선 이후 세미니스가 한국의 흥농종묘와 중앙종묘를,노바티스가 서울종묘를 인수하는 등 다국적 종묘회사의 한국진출이 잇따르면서 이번 모임의 개최지가 자연스레 한국으로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이들 다국적 종묘사들은 국내 1~3위 기업들을 인수한 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국내 종묘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사비아그룹이 출자한 세미니스사의 경우 부동산 투자 실패 등으로 자금난을 겪은 흥농종묘를 1억달러에 인수(지분 70%)한 뒤 미국 본사 자금을 유치,부채비율을 1백% 미만으로 개선하는 한편 적극적인 기술 도입을 통해 국내 종자산업에 "신기술 붐"을 일으켰다.

세미니스는 과일.채소 등 흥농종묘의 기존 우위 분야에 미국의 첨단 육종소재를 접목,종자 생산을 효율화하 하는 한편 글로벌유통망을 통해 한국산 씨앗의 수출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또 세미니스가 아시아에 공급하는 종자를 종합가공처리하는 센터를 경기도 안성에 짓는 공사를 2월에 착공,9월에 완공할 계획이다.

세미니스아시아 연구개발센터도 연내에 설립키로 했다.

흥농종묘는 현재 충북 음성과 충남 조치원에 박사급 40여명을 포함,60여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노바티스의 경우 서울종묘를 인수한 뒤 스위스 본사와의 공동 기술 개발 및 글로벌유통망을 통해 중국 일본 등 아시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