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벽 한국조선공업협회 회장은 29일 한국과 EU(유럽연합)간 조선 통상마찰과 관련,"EU가 세계무역기구(WTO)에 한국을 제소하면 즉각 맞제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호텔롯데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오는 3월 EU집행위원회 관계자가 TBR(무역장벽규정) 조사보고서 작성을 위해 방한할 때 국내 조선업계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계획이지만 만약의 경우에도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은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화물선 비중이 높은 반면 유럽은 호화유람선 등 특수선종을 주로 건조해 한-EU간 경쟁 분야는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원만하게 해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김 회장은 이와 함께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해 3백13척,1천40만CGT(표준화물선 기준으로 선박 건조에 필요한 작업량을 측정하는 단위),1백52억달러어치의 선박을 수주해 2년 연속 일본을 앞질러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지난해 실적은 물량 기준으로 전년대비 38%,수주액 기준으로 65% 늘어난 것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엔 선박 건조량에서도 1백80척,6백5만CGT,96억달러를 기록했으며 2000년말 기준 수주 잔량이 국내 조선업계 전체의 2년반 일감에 해당하는 5백3척,1천6백41만CGT,2백31억달러어치에 달한다"고 말했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건조량 부문에서 일본의 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한국이 처음으로 일본업계를 제치고 1위에 올라 선박부문 3관왕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올해중엔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선 발주는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한국이 여전히 1위 자리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