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국제금융기구의 쌍두마차인 세계은행이 내분에 휩싸여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취임후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해온 제임스 울펜손 총재와 임직원들간에 생긴 불협화음으로 세계은행이 최근 심각한 자중지란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31일 보도했다.

얼마전 인도 출장에서 미국 워싱턴 본부로 돌아온 울펜손 총재는 "조직내 불신과 불안이 만연하고 제대로 일을 하려는 사람이 드물다"며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8천명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직내 팀워크가 약해진 이유를 자신에게 말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임직원들은 "사기저하의 원인은 바로 총재가 제공했다"며 강력히 반박하고 나섰다.

중동·북아프리카 부서의 임직원들은 조직내 위기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e메일에서 "울펜손 총재는 견해 차이를 절대 용납하지 않고 모욕과 질책을 일삼는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은행내 팽배한 불안·불신의 원인은 바로 총재가 제공했다는 지적이었다.

한 직원은 "총재가 공개석상에서조차 창피할 정도로 심하게 훈계하는 경향이 있다"며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벌벌 떨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내부 갈등 양상에 대해 캐롤린 앤스테이 대변인은 조직내 사기저하의 근본 원인으로 구조조정에 대한 공포감을 꼽았다.

세계은행은 지난 6개월동안에만 3백명을 감원하는 등 최근들어 구조조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1995년 총재직에 임명된 울펜손은 연임을 승인받아 현재 두번째 5년임기중 1년을 마친 상태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