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선생은 AB형, 김대중 대통령은 A형, 케네디와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은 O형이라고 한다.

혈액형의 차이를 발견한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란트슈타이너(1868∼1943)다.

란트슈타이너는 1901년 서로 맞는 피와 안맞는 게 있음을 알고 이를 A B O로 분류, 수혈을 가능하게 해 30년 노벨상을 받았다.

혈액형에 대한 연구나 가설은 수없이 많다.

아프리카에서 생겨난 최초의 인류는 O형일 가능성이 높고 A형은 유럽에서 태어났으며 B형은 아라비아에서 출현했다고 한다.

한국인은 A형(37%)이 가장 많고 O형 B형 AB형의 차례를 보이지만 미국인중에는 O형(47%)이 절대 우세하고 A형 B형 AB형 순이라는 발표도 있다.

혈액형이 성격이나 건강과 관련있다는 얘기도 쉬지 않고 나온다.

대통령과 바람둥이 가운데는 O형이 많고,A형은 소심하고 스트레스에 약해 위암에 잘 걸리며,B형은 창의적이지만 성질이 급해 심장병 위험이 높고,AB형은 직선적이어서 고혈압 환자일 가능성이 많다는 식이다.

병리학과 분자생물학의 발전으로 혈액형의 유전자 구조및 발현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돌연변이 혈액형이 계속 나타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AB형과 O형 부부 사이에 AB형이 생겨나 확인끝에 돌연변이임이 밝혀진데 이어 이번엔 A형 남편과 O형 부인 사이의 자녀가 AB형이라고 해 화제다. 아버지의 A형이 실은 cisAB형이라는 AB형의 비정형 형태여서 생긴 일이라는 것이다.

cisAB 형은 A형과 B형의 유전자 재조합내지 A형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생성될 수 있는데 우리나라와 일본에 많다는 보고다.

O형도 알고 보면 A형이나 B형인 수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혈액이 유전되는 건 사실이지만 예외가 많은 만큼 단순히 A B O및 Rh 혈액형만을 갖고 친자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무의미함을 입증하는 셈이다.

자식과의 혈액형이 달라 마음고생을 했을 부모나 지금도 남몰래 속앓이를 하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단편적인 상식이나 알려진 과학만을 맹신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