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크라이슬러가 "월드카" 프로젝트에서 현대자동차를 제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31일 보도했다.

현대자동차는 이에 대해 "다임러측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않아 내용을 알지 못하는 상태"라면서 "그러나 다임러가 추진중인 소형차 프로젝트 Z카는 월드카와 다른 것이며 현대는 처음부터 이 프로젝트에는 참여할 계획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현대 관계자는 "Z카 프로젝트와는 별개로 현대가 주관해서 추진해 온 1천cc급 월드카(리터카) 프로젝트는 그대로 추진될 것"이라며 "시작차 개발이 완료돼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이 프로젝트에 다임러와 미쓰비시가 참여할 지 여부는 해당 회사들이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업계에서는 현대 등 3사가 추진했던 소형차 공동개발 프로젝트는 일단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측은 "1천cc급 리터카에 관한 한 현대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독자적인 개발.생산에 나서더라도 손해볼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저널지는 프랑크푸르트발 기사에서 다임러 대변인인 마이클 피스터의 발언을 인용,"Z카 프로젝트에서 현대는 최소한 처음 몇년간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더 이상의 협상도 없다"면서 "미쓰비시와만 제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다임러측이 상용차 합작법인 등 다른 제휴 계획은 변함없이 진행될 것이며 10년 후에는 현대가 Z카 후속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현대 고위관계자는 "다임러는 최근 소형차인 리어와 렌서를 통합하면서 앞으로 소형차 모델은 미쓰비시,중형차는 자사 모델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보도된 내용대로라면 월드카(리터카)도 미쓰비시 모델을 사용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임러는 최근 월드카 엔진과 차대 등을 현대 모델을 채용키로 하고 개발비 분담문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현대에 개발비를 낮춰 분담금을 줄여줄 것을 요구,현대와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와 다임러는 개발비 외에도 차종 선정과 개발 주체 등에 대해서도 현격한 의견 차이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차종 선정의 경우 다임러는 1천cc급 미만을 제시한데 반해 현대는 기존 프로젝트(TB카)가 내년 3월 생산을 목표로 1천3백cc급으로 추진돼왔던 점을 고려,이 크기의 모델을 채택토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이같은 입장 차이를 좁히는데 실패,현대-다임러-미쓰비시간 월드카 프로젝트가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 등 3사는 내년 하반기부터 월드카를 생산,북미 유럽 아시아.중국 등으로 시장을 분할해 공동 판매하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