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다임러크라이슬러 및 미쓰비시와 공동 추진하고 있는 월드카 프로젝트가 사실상 무산됐다.

다임러는 월드카 프로젝트에서 현대를 제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고 현대 역시 다임러가 손을 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참여여부와 관계없이 월드카를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31일 프랑크푸르트발 기사에서 다임러가 월드카(Z카) 프로젝트에서 현대자동차를 제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다임러 대변인인 마이클 피스터의 발언을 인용,"Z카 프로젝트에서 현대는 최소한 처음 몇년간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더 이상 협상도 없다"면서 "미쓰비시와만 제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다임러측은 상용차 합작법인 등 다른 제휴계획은 변함없이 진행될 것이며 10년 후에는 현대가 Z카 후속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현대자동차는 이에 대해 공식자료를 통해 "다임러가 추진중인 소형차 프로젝트 Z카는 월드카와 다른 것으로 현대는 Z카 프로젝트에는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다.

현대측은 그러나 "월드카(리터카)는 현대가 주관해 추진하는 것으로 현재 시작차 개발이 완료돼 오는 2002년 양산 일정엔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의 참여 여부는 다임러와 미쓰비시가 결정할 일"이라며 이들 회사의 참여여부와는 관계없이 독자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임러는 최근 월드카 엔진과 차대 등에 현대 모델을 채용키로 하고 개발비 분담문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현대에 개발비를 낮춰 분담금을 줄여줄 것을 요구,현대와 이견을 보이고 있다.

현대와 다임러는 협상과정에서 개발비 외에도 차종선정과 개발주체 인력 등에 대해서도 현격한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차종선정의 경우 다임러는 1천㏄급 미만을 제시하고 있는데 반해 현대는 기존 프로젝트(TB카)가 오는 2002년 3월 생산을 목표로 1천3백㏄급으로 추진돼왔던 점을 고려,이 크기의 모델을 채택하자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는 내부적으로 다임러 및 미쓰비시와의 월드카 프로젝트 공동 추진이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