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들도 건설공사에 기상자료를 활용해 복합적인 효과를 거두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인력과 장비의 낭비를 줄여 공사비를 30% 이상 절감하기도 하고 품질 향상을 꾀하고 있다.

LG건설은 지난99년 인공위성 측량시스템을 이용한 "해상 파일항타 공법"을 개발했다.

이 공법은 육상에서 해상을 측량하는 기존 해상측량법의 문제점을 개선해 각종 해상시설물의 공사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체계적인 시공관리를 통해 구조물의 정확한 시공상태를 파악할 수 있고 기상조건이나 거리에 관계없이 상시측량이 가능하다.

그동안 해상공사의 측량방법은 기상조건이나 작업자의 숙련도에 크게 의존해 안정적인 시공품질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또 장거리 해상공사의 경우 가설 측량대를 설치하고 철거하는데 따른 추가공사로 인해 공사비 증가와 공기연장 환경오염 등 현장관리에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LG가 개발한 해상 파일항타 공법은 인공위성 측량시스템을 해상구조물 건설에 응용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했다.

정밀한 위치 측량과 필요한 정보에 대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정확도와 신속성 면에서 작업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이 회사는 이미 인천 액화석유가스(LPG)인수기지 접안시설공사에 이를 적용해 공사기간 단축은 물론 공사비도 30%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LG는 앞으로 해상 파일공사는 물론 호안 준설 방파제 해안도로 등에도 이 기술을 적용해나갈 방침이다.

현대산업개발은 25개 공사현장에 필요한 실시간 날씨정보를 비롯한 각종 기상특보 등을 인터넷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해당 현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날씨정보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서비스제공 현장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삼성물산 주택부문도 지난해말 "맞춤형 기상정보 제공시스템"을 갖춰 모든 공사현장에 제공하고 있다.

이는 위성사진과 레이더사진을 통해 기존의 광역별 정보 대신에 현장이 있는 지역의 상세한 기상정보를 3시간 단위로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이와함께 지난 5년간의 기상실적 데이터를 함께 제공해 정확한 공정계획을 세울 수 있으며 원가투입 계획도 보다 치밀하게 짤 수 있도록 했다.

석유 시추공사에도 날씨정보는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석유개발공사는 지난98년 울산 앞바다 대륙붕 시추작업에 정확한 포인트예보를 적용했다.

본사와 시추선 개발관리사무소(부산)를 잇는 3각 예보에 나섰으며 하루에 2번씩 3일동안의 예보를 내보냈으며 태풍예보는 하루에 4번씩 제공했다.

이를 통해 기상변화에 따른 시추선과 작업인력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작업일정을 세워 성공적으로 시추작업을 마쳤다.

강원정보기술은 레미콘을 만들 때 기상정보를 통한 콘크리트의 품질향상을 위해 제작공정에 있어 상세 기상요소를 입력시켜 레미콘 제작공정 자동화에 활용하고 있다.

또 지난90년 인천신공항 입지를 선정할 당시엔 한국기상협회를 통해 후보지들의 기후를 조사해 공항의 기상조건으로 가장 적합한 곳을 선정하기도 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