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내리는 눈,비의 80∼90%가 산성눈,산성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대학교 대기환경연구실 정용승 교수팀은 지난 10년 동안 전국 6개 관측소에서 대기를 분석 조사한 결과 국내에서 발생되는 강수의 80∼90%가 산성물질을 포함한 산성비와 산성눈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1일 밝혔다.

이같은 산성강수는 대체로 중국에서 유입되는 바람과 기류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북서계열의 바람과 기류가 유입될 때는 대개 중성,염기성 물질이 포함된 눈,비가 내리나 서∼남서계열의 바람,기류가 유입될 때는 산성물질이 많이 포함된 산성강수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용승 교수는 "서∼남서계열의 기류나 바람은 그 지역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인 이산화황과 황산염을 많이 포함한다"며 "특히 중국 쓰촨(四川)성 일대에서 생산되는 석탄은 황이 2∼4%나 포함돼 있어 이것이 연소돼 남서기류와 함께 한반도에 유입될 때 저기압이나 기상전선을 동반하면 산성비가 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의 연구 결과 지난 92년부터 현재까지 내린 눈,비 중 약 80%가 산성기준치인 pH5.6 이하인 것으로 관측됐다.

이 중 pH4.5∼5.5사이의 강수가 10년간 내린 눈,비의 67%를 차지했으며 pH4.1∼4.5사이의 강산성 강수도 12%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강수량에 가중치를 주었을 경우 강산성강수의 비율이 12%에서 37%로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강수량이 높아지는 장마철 등에 강산성비가 많이 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충북 청원군을 비롯 충남 태안 만리포 부근,경북 울진,경남 거제도,제주 서귀포와 한라산 1천7백m 고지 등 6군데에서 관측된 자료를 토대로 한 것이다.

그는 "도시는 지역별로 특성이 달라 광역적인 강수의 특성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시골이나 해안을 위주로 관측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산성비는 대규모의 대기순환과 관련돼 비의 농도,특성은 지방마다 변화가 크지 않고 넓은 지역에 걸쳐 대체적으로 비슷한 특성을 나타낸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동아시아의 공업화와 함께 이 지역에 산성비가 내리는 현상이 뚜렷해졌다"며 산성강수를 막기 위해 한·중·일 3개국이 협력,대기오염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