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소그라피아(Mixografia)는 종이나 동판을 이용해 부조적인 입체화면을 만들어 내는 현대 판화기법.믹소그라피아로 제작된 세계적 작품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윈도우 오브 믹소그라피아(Window of Mixografia)''전이 오는 6일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박영덕화랑의 올들어 첫 기획전.1960년 팝 아트의 대표적 작가였던 미국 톰 웨슬만(70)을 비롯해 프랑스 누보레알리즘 작가인 아르망(73),키네틱 조각가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조나단 보로프스키(59) 등 외국 작가 3명과 ''묘법 시리즈''로 유명한 박서보(70) 등 대가 4인의 작품 25점이 선보인다.

톰 웨슬만은 앤디 워홀,로이 리히텐슈타인과 함께 60년대 뉴욕 팝 아트를 주도했던 인물.선정적인 여성의 누드와 실내정물을 주로 다뤘다.

이번 전시에서는 꽃병이나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바닷가 정경을 화려한 색감으로 채색한 입체작 3점을 내놨다.

보로프스키는 팝 아트를 거쳐 미니멀과 개념미술 등 폭넓은 장르를 넘나들며 표현 영역을 개척해온 작가다.

경기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앞뜰에 소리치는 거대한 남자 키네틱 조각상을 제작한 작가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동판으로 틀을 떠 입체 부조를 만드는 믹소캐스트 기법을 이용한 ''거북이 시리즈''를 출품했다.

동적이면서 동양적인 명상을 느끼게 하는 작품들이다.

프랑스 출신의 화가이자 조각가인 아르망은 폐물들을 여러개 늘어놓거나 겹치는 방식을 통해 파생되는 시적 느낌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 십개의 물감 튜브와 튜브에서 나오는 물감을 반복적으로 나열함으로써 조형성이 돋보이는 작품 2점을 내놨다.

''묘법 시리즈''로 유명한 박서보 화백은 국내 현대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90년대 중반 미국 렘바 갤러리에 있는 공방에서 믹소그라피아를 제작한 동양 최초의 작가다.

1994년과 1997년에 제작한 작품 8∼10점을 출품했다.

옅은 모노톤의 색채와 어우러진 화면은 입체적이면서 깊이를 느끼게 해 준다.

14일까지.(02)544-8481∼2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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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믹소그라피아란 ]

믹소그라피아는 미국 LA근교에 있는 렘바 갤러리의 대표인 루이스 렘바가 1973년에 창안한 기법이다.

멕시코의 유명 화가인 타마요의 작품을 수많은 실험끝에 요철이 있는 현대적인 판화형태로 완성하면서 부르게 됐다.

이후 믹소캐스트(Mixocast)라고 불리는 요철이 심한 부조형태로 발전되고 소재도 수공예종이로 점차 다양화됐다.

믹소그라피아는 표면이 입체적이어서 시각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종이 등 소재를 압축한 후 색깔을 입히는 작업이 어려운데다 비용도 많이 든다는 게 흠이다.

작품을 제작하는 데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되고 인원도 적게는 6~10명,많게는 30명이나 동원된다.

믹소그라피아 기법은 렘바 갤러리가 국제 특허를 갖고 있어 이 갤러리에서 운영하는 공방이외의 곳에서는 제작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믹소그라피아 작업을 해 본 작가도 세계적으로 35명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