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감세안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고 있지만 임기 첫해를 국제무역정책에 할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일련의 정상회담과 함께 국내 경기둔화로 무역문제를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로버트 죌릭 무역대표부(USTR)대표지명자를 포함한 주요 참모들의 영향력도 이런 분위기 조성에 한몫 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문은 또 백악관이 무역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여러 정상회의 일정에 맞추다보면 부시 대통령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무역문제에 할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시 대통령은 이달중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참가국인 멕시코 캐나다 등과 정상회담을 가진뒤 4월 중순께 캐나다 퀘벡에서 열리는 라틴아메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오는 6월과 11월에는 이탈리아와 중국에서 각각 개최되는 서방선진7개국(G7) 정상회의와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신문은 또 칼라 힐스 전 무역대표의 말을 인용,"대통령이 움직이는 것은 무역이 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는 현실 때문"이라면서 미국내 경제상황이 무역정책을 최우선 순위에 놓을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이 4월 퀘벡 정상회담 이전에 대외통상협상의 전권을 행정부에 주는 신속처리권한(패스트 트랙)법안의 처리를 희망하고 있지만 하원에서 공화·민주당이 비슷한 의석으로 양분된 상황에서 이를 통과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속처리권한법안은 1997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추진하다 의회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이를 철회했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