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의 금리 추가인하 약발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경기둔화와 그에 따른 기업의 실적악화 우려감이 주된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증시 역시 금리의 추가인하 가능성이란 호재가 실적둔화라는 악재에 묻혀버리는 양상이다.

국내 상장기업의 결산결과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3·4분기에 비해 급속도로 나빠졌다.

기업경영자와 증권사 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추세가 최소한 올해 1·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2·4분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선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최근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유동성보강이 미미한 것도 기업실적둔화 우려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원경제연구소가 상장기업의 2001년 실적을 추정한 자료에 따르면 이런 우려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동원측은 올해 상장기업의 매출은 전년대비 1%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업종을 제외할 경우 매출증가율은 전년대비 0.2%,순이익은 3.5%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실적둔화 어느 정도일까=동원경제연구소가 최근 상장기업 1백74개사(시가총액 비중 90.01%)의 2001년 실적을 추정한 자료에 따르면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보다 1.0%(2000년 14.3%)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이사는 "환율상승에도 불구하고 내수둔화와 수출부진의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대비 7.2%(2000년 44%),경상이익 증가율은 19.1%(2000년 16.0%),순이익증가율은 11.1%(2000년 23.7%)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과 달리 순이익 증가율이 다소 나은 것은 구조조정 효과와 환차손 감소,금융업종의 이익급증등이 주된 배경이다.

문제는 금융업종을 제외할 경우 실적이 더욱 저조할 것이란 점이다.

금융업종을 뺀 1백53개사의 매출액 증가율은 0.2%로 추정됐다.

순이익은 마이너스 3.5%로 나타났다.

은행 증권등 지난해 부실을 대거 털어낸 금융기관들의 올해 실적이 대폭 호전되는 점을 제외하면 전체 상장기업의 순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주요 업종및 기업 실적전망=이 연구소는 △경기방어적인 식료 제약 전력 통신서비스 은행업종 △제품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반도체 △수주가 늘어나고 환율상승의 최대 수혜업종인 조선에 대해서는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달리 경기에 민감한 △음료 △공급과잉인 섬유와 철강 △경기둔화 영향을 크게 받는 기계 운송업종에 대해서는 ''비중축소'' 를 권고했다.

시가총액 상위사의 올해 경상이익도 대부분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는 전년대비 24.8% 감소한 5조9천7백52억원, 포항제철은 22.1% 줄어든 1조4천9백70억원으로 추정됐다.

한국통신(-41.2%) LG전자(-6.3%)도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