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 대중속으로]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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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사동 네거리 동일빌딩 7층의 ''철학아카데미''는 매일 저녁 젊은 철학도들로 북적댄다.
''살아있는 사유''를 통해 혼돈의 시대를 꿰뚫는 정체성을 찾고자하는 사람들이다.
철학전공자는 물론 교사 학생 직장인 주부 등 구성도 다양하다.
인문학의 위기,철학의 부재를 우려하는 일반적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이다.
철학적 사유에 대한 이같은 열망의 중심에는 ''철학의 대중화''를 주창해온 이정우(42) 원장이 있다.
"이제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살아있는 철학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토론하고 술잔도 기울이며 정을 나눌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이 원장은 인문학의 위기론에 반대한다.
인간이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포기하지 않는 한 인문학의 위기란 있을 수 없으며 오히려 인문학을 위해 읽어야 할 텍스트들이 폭발적으로 쏟아지고 있다는 것.
때문에 인문학의 위기란 취업이 안되는 학생과 자리를 위협받는 교수,학부제 실시 이후 우왕좌왕하는 대학행정 등 ''학문 외적''인 위기라고 그는 진단한다.
이같은 그의 진단은 철학아카데미에 몰린 수강생들의 열정으로 입증된다.
이 원장이 철학아카데미를 연 것은 대학강단(서강대)을 박차고 나온 지 2년만인 지난해 4월.
3개월 과정의 첫 학기 개강 때 8개 과목 60여명에 불과했던 수강생이 지난 연말 시작된 겨울학기에는 20개 과목 3백여명으로 불었다.
입문.일반.전문강좌 외에 청소년강좌와 특별강좌도 신설했다.
철학대중화의 필요성에 대해 그는 "대중이 달라지지 않으면 역사가 달라질 수 없기 때문"이라며 "제도개혁과 정권교체 등 외적인 변화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마음과 태도, 도덕수준이 달라져야 사회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대학강단 중심의 기존 철학계가 시대적 사명을 제대로 따르지 못하고 역사와 단절돼온 탓에 철학이 대중과 유리돼왔다고 그는 비판한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배우고자 하는 것은 푸코의 권력이론,들뢰즈와 가타리의 욕망이론 등이지 칸트의 도식론이나 후설의 본질 직관론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가상현실과 인터넷, 인간복제 등 기술문명의 급변에 따른 수많은 현상과 혼란에 대해 철학자들이 생각하고 길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이를 위해 보다 역동적인 교류와 광범위한 연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체의 맥락을 알아야 부분도 더 잘 보인다"며 "동양과 서양,과학과 철학, 고대와 현대 등의 이원화에서 벗어나 문호를 트고 역동적으로 교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양철학과 기학(氣學)의 만남을 비롯한 동·서양 ''가로지르기''나 철학전문 월간지 ''아카필로''를 통한 담론공간의 형성은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그는 철학만으로는 부족하며 문학 역사 등 인문학 전체를 ''회통''하고 싶다고 했다.
철학아카데미가 널리 알려지면서 철학을 새롭게 공부하려는 일반인도 크게 늘었다.
철학아카데미의 홈페이지(www.acaphilo.co.kr)를 통해 공부하는 방법을 묻는 사람도 상당수다.
이 원장은 이들에게 "최근 논의동향이나 단편적인 지식을 얻는 데 그치지 말고 체계적인 철학사 공부를 통해 고대철학으로부터 단계적으로 주요 개념의 형성과 변화과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그는 "이제 한국철학사의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고 있다"면서 "철학과 대중이 만나는 철학아카데미가 한국철학의 중심지가 되도록 전문성과 대중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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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우 원장은 ]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이정우 원장은 부모의 뜻에 따라 서울대 공대에 들어갔지만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공학을 공부하다보니 보다 창조적이고 근본적인 것을 하고 싶어서 문학 역사 물리학 등으로 관심을 돌렸고 예술철학과 미학을 통해 철학에 본격 입문했다.
주로 그리스 철학과 미학, 프랑스 철학을 공부했고 1994년에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서강대에 임용됐으나 3년만에 그만뒀다.
전공인 프랑스 철학과 관계없이 동서고금을 가로지르는 그의 연구방향은 대학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후 이화여대 강의실을 빌려 3학기동안 강의하다 지난해 4월 철학아카데미를 설립했다.
"담론의 공간" "가로지르기" "시뮬라르크의 시대" "시간의 지도리에 서서" 등 7권의 저서를 냈다.
''살아있는 사유''를 통해 혼돈의 시대를 꿰뚫는 정체성을 찾고자하는 사람들이다.
철학전공자는 물론 교사 학생 직장인 주부 등 구성도 다양하다.
인문학의 위기,철학의 부재를 우려하는 일반적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이다.
철학적 사유에 대한 이같은 열망의 중심에는 ''철학의 대중화''를 주창해온 이정우(42) 원장이 있다.
"이제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살아있는 철학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토론하고 술잔도 기울이며 정을 나눌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이 원장은 인문학의 위기론에 반대한다.
인간이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포기하지 않는 한 인문학의 위기란 있을 수 없으며 오히려 인문학을 위해 읽어야 할 텍스트들이 폭발적으로 쏟아지고 있다는 것.
때문에 인문학의 위기란 취업이 안되는 학생과 자리를 위협받는 교수,학부제 실시 이후 우왕좌왕하는 대학행정 등 ''학문 외적''인 위기라고 그는 진단한다.
이같은 그의 진단은 철학아카데미에 몰린 수강생들의 열정으로 입증된다.
이 원장이 철학아카데미를 연 것은 대학강단(서강대)을 박차고 나온 지 2년만인 지난해 4월.
3개월 과정의 첫 학기 개강 때 8개 과목 60여명에 불과했던 수강생이 지난 연말 시작된 겨울학기에는 20개 과목 3백여명으로 불었다.
입문.일반.전문강좌 외에 청소년강좌와 특별강좌도 신설했다.
철학대중화의 필요성에 대해 그는 "대중이 달라지지 않으면 역사가 달라질 수 없기 때문"이라며 "제도개혁과 정권교체 등 외적인 변화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마음과 태도, 도덕수준이 달라져야 사회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대학강단 중심의 기존 철학계가 시대적 사명을 제대로 따르지 못하고 역사와 단절돼온 탓에 철학이 대중과 유리돼왔다고 그는 비판한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배우고자 하는 것은 푸코의 권력이론,들뢰즈와 가타리의 욕망이론 등이지 칸트의 도식론이나 후설의 본질 직관론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가상현실과 인터넷, 인간복제 등 기술문명의 급변에 따른 수많은 현상과 혼란에 대해 철학자들이 생각하고 길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이를 위해 보다 역동적인 교류와 광범위한 연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체의 맥락을 알아야 부분도 더 잘 보인다"며 "동양과 서양,과학과 철학, 고대와 현대 등의 이원화에서 벗어나 문호를 트고 역동적으로 교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양철학과 기학(氣學)의 만남을 비롯한 동·서양 ''가로지르기''나 철학전문 월간지 ''아카필로''를 통한 담론공간의 형성은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그는 철학만으로는 부족하며 문학 역사 등 인문학 전체를 ''회통''하고 싶다고 했다.
철학아카데미가 널리 알려지면서 철학을 새롭게 공부하려는 일반인도 크게 늘었다.
철학아카데미의 홈페이지(www.acaphilo.co.kr)를 통해 공부하는 방법을 묻는 사람도 상당수다.
이 원장은 이들에게 "최근 논의동향이나 단편적인 지식을 얻는 데 그치지 말고 체계적인 철학사 공부를 통해 고대철학으로부터 단계적으로 주요 개념의 형성과 변화과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그는 "이제 한국철학사의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고 있다"면서 "철학과 대중이 만나는 철학아카데미가 한국철학의 중심지가 되도록 전문성과 대중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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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우 원장은 ]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이정우 원장은 부모의 뜻에 따라 서울대 공대에 들어갔지만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공학을 공부하다보니 보다 창조적이고 근본적인 것을 하고 싶어서 문학 역사 물리학 등으로 관심을 돌렸고 예술철학과 미학을 통해 철학에 본격 입문했다.
주로 그리스 철학과 미학, 프랑스 철학을 공부했고 1994년에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서강대에 임용됐으나 3년만에 그만뒀다.
전공인 프랑스 철학과 관계없이 동서고금을 가로지르는 그의 연구방향은 대학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후 이화여대 강의실을 빌려 3학기동안 강의하다 지난해 4월 철학아카데미를 설립했다.
"담론의 공간" "가로지르기" "시뮬라르크의 시대" "시간의 지도리에 서서" 등 7권의 저서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