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FM은 지난해초 20∼50대를 대상으로 ''가요계에 바라는 점''을 조사했다.

그 결과 ''10대 위주 문화 청산''이 1위를 차지했고 ''외모와 춤보다 노래로 승부하는 가수 육성'' ''트로트가요 활성화'' ''립싱크 자제및 라이브 활성화'' ''흘러간 노래 방송 확대''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바람에도 불구하고 국내 TV 가요프로그램은 여전히 청소년층을 겨냥한 댄스뮤직 일색이다. 댄스음악은 가창력보다 춤솜씨가 중시되고 빠른 템포에 맞춰 현란한 춤을 보여주려니 거의가 립싱크로 처리된다.

청소년들은 알아듣는다지만 대부분의 기성세대는 자막없이는 무슨 뜻인지 알 수도, 따라부를 수도 없다.

그러니 시대에 맞춰 신곡을 부르고 싶어도 마음뿐이다.

결국 흘러간 가요나 어쩌다 히트한 트로트에 매달린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가 ''아싸''라는 노래방 기계 한가지에서만 매주 2천회나 클릭된다는 얘기는 성인가요에 대한 일반의 수요를 알려준다.

iTV(경인방송)가 오는 10일부터 댄스뮤직을 제외한 트로트 발라드 통기타 가요를 대상으로 인기순위를 집계, 방송하는 ''성인가요 베스트30''(매주 토요일밤 10시30분)을 신설한다는 소식이다.

순위는 뮤직박스에서 집계하는 TV와 라디오의 방송횟수, 노래방기기에 나타나는 클릭횟수, 노래교실 참가자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합해 매기리라 한다.

댄스뮤직 중심 풍토에서 벗어나 중ㆍ장년층 노래문화의 새로운 틀을 마련한다는 의도다.

기존방송이 10대 취향곡만 내보내는 데도 이유는 있다고 말한다.

나이든 사람들이 도통 음반을 사지 않는 바람에 제작사에서 성인가요는 안만들고 그러다 보니 방송할 게 마땅치 않고 무대도 만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공중파방송에서 성인가요 순위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의욕적으로 출발한 프로그램도 시청률이 낮으면 지속되기 어렵다.

어른을 위한 노래가 없다고 불평만 할 게 아니라 음반도 좀 사고 순위투표에도 참여해야 신곡도 나오고 프로그램도 늘어날 것이다.

올해엔 모쪼록 트로트 록 포크 솔 블루스 발라드 재즈등 다양한 음악이 쏟아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