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경기는 어떤 곡선을 그을까.

''V''자를 그리며 급격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인가, 아니면 ''U'' 또는 ''L''자를 그릴까.

''V''자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조치로 미 경기가 급속히 회복될 것이라며 올들어 나스닥 지수가 15% 가까이 오른 것이 바로 이를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경기 곡선이 V가 아니라 U, 또는 L을 그린다면 어떻게 될까?

회복은 되지만 한동안 바닥경기가 계속되는 ''U'', 90년대 초에 그랬듯이 경기 하강 후 정체 상태가 다음해까지 이어지는 ''L''이라면 주가는 쿠션 없이 추락할지도 모른다.

경기 동향에 대한 판단은 투자패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V자 회복이 예상되면 자본재.소매.기술주 같은 경기순환주를 ''지금 당장'' 매수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반면 경기가 U나 L 형태로 전개된다면 제약.소비재 등 경기방어주를 사야 한다.

경기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경제 상태를 판단하려면 다음 지표들에 유의하라고 충고했다.

◆ 원자재가격과 실업수당 청구건수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 금 구리 목재 등 상품 가격이 오른다.

그러나 금리를 내린 후에도 이들 가격은 아직까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매주 발표되는 실업 수당 청구건수는 최근 몇주간 감소했다.

이는 실업이 줄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굵직한 인원감축 발표가 나옴에 따라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

◆ 재고량 =산업활동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지난해 극적으로 늘어난 재고량의 처분이 끝나야 한다.

한편 주가 상승은 반드시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지만 경기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주가상승이 전제돼야 한다.

◆ 기업수익전망 =현재 수익이 아니라 향후 전망이 중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기업 수익이 최소한 올 중반까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특히 기업의 기술개발 분야 투자가 줄고 있어 3.4분기 전에 경기가 호전될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 하이일드.재무부채권 금리차 =하이일드(고수익고위험) 채권과 재무부채권의 금리차가 좁혀지면 경기회복을 뜻한다.

이 금리차는 최근 몇달 사이 줄고 있다.

◆ 부동산담보대출, 부동산리파이낸스대출 =리파이낸스대출(대출금을 갚기 위한 목적으로 다른 금융기관에 다시 대출을 신청하는 것)과 부동산담보대출이 늘어나면 경기회복의 증거다.

리파이낸스대출이 늘면 사람들이 대출금상환을 줄이고 지출용 현금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을 뜻한다.

해고를 걱정하게 되면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사람이 줄기 때문에 부동산담보대출 감소는 소비자신뢰도 하락을 뜻한다.

금리인하 후 두가지 지표가 모두 급등했다.

[ 정리 = 국제부 inter@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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