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과 금융기관들의 해외차입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통신업체 중심으로 외자 유치를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4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가 발행한 10년짜리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이 지난 2일 뉴욕시장에서 미국 재무부채권(TB)보다 1.94%포인트 높은 금리(가산금리)에 거래됐다.

외평채 가산금리가 2%포인트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3월29일(1.98%) 이후 10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국내 금융기관의 중장기 외화차입 금리도 지난해 1월 리보(런던은행간금리)에 1.31%포인트를 더한 수준에서 올들어선 리보+0.85%포인트로 떨어졌다.

이재욱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로 대외여건이 나아진 데다 금융시장 안정 등 국내 경제상황도 개선된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우량주 주식예탁증서(ADR) 가격도 올들어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뉴욕증시에서 거래된 삼성전자와 포항제철의 ADR는 지난해 말보다 각각 34%, 34.6% 오른 95.8달러와 21달러를 기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정크본드(투기등급채권)시장 회복 징후''란 보고서에서 극도로 침체됐던 미국과 유럽의 정크본드 시장이 회복되면서 대부분 투자부적격 등급에 머물고 있는 국내 은행들의 해외자본 조달 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체방크 살로먼스미스바니와 같은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기업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고 은행합병이 원활하게 추진될 경우 올 2.4분기중 국가신용등급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기간통신업체들의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외자유치를 위한 해외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하나로통신의 신윤식 사장은 미국에 올라 버라이존을 비롯한 해외투자자들과 면담을 했고 한국통신의 이상철 사장과 SK텔레콤의 표문수 사장도 각각 오는 8일과 이달 하순께 미국 출장길에 오를 계획이다.

한상춘 전문위원.유병연 기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