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의 분식회계 규모를 놓고 금융감독원과 검찰의 발표액이 거의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나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분식회계 금액을 누적된 결과만 놓고 보느냐, 매년 합산해 보느냐의 차이 탓인데 발표액의 차이가 워낙 커 혼선을 빚게 하고 있다.

금감원은 1년에 걸친 회계감리 끝에 작년 9월 대우 12개사의 분식규모가 22조9천억원이라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2일 수사발표에서 분식액이 41조원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분식회계는 계속 이어지는 누적개념이어서 97년 분식액(20조5천억원)이 98년분(22조9천억원)에 그대로 포함되므로 98년분만 발표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97년과 98년의 분식액을 합산하면 모두 43조4천억원이 되며 검찰 발표와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대우그룹 분식회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대우 대우자동차 대우중공업 대우전자 대우통신 등 5개사의 분식액이 41조원이라고 계산했다.

97,98년치 분식액을 합산한 것이다.

금감원 합산액보다 2조4천억원 적은 것은 5개사만 계산했고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부분을 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차이는 검찰이 영장청구때 도박판 판돈을 계산하는 방법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예를 들어 4명이 1백만원씩 갖고 도박을 했을 때 실제 쓰인 판돈은 4백만원이지만 이 돈으로 한판에 10만원씩 걸고 시간당 10판씩, 1백시간동안 쳤다면 1억원의 돈이 오간 도박판으로 계산되는 것이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