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초원에서 수십명의 무사들과 혈전을 벌이고 있는 한 여전사.

낭만적인 외국 도시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시계를 보고 있는 미모의 여인.

도입부만 봐서는 무슨 제품 광고인지 알 수 없다.

이 CF들은 뜻밖에도 ''베이비 광고''다.

유아 제품을 소개하는 베이비 광고가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유명 연예인과 귀여운 아기가 출연하는 ''스위트 홈''식의 분위기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대신 패션모델 뺨치는 세련된 커리어 우먼,남자 무사들을 무찌르는 여전사 등 파격적인 ''엄마 상''이 제시되고 있다.

유아용품 전문 브랜드 ''누크''를 수입 판매하고 있는 보령메디앙스는 영화 ''무사''를 패러디한 새 CF를 선보이고 있다.

중국의 한 초원을 배경으로 여전사가 수십명의 남자 전사들을 하나씩 무찌르는 장면이 흡사 무협영화의 예고편처럼 전개된다.

시청자들의 궁금증은 승리를 쟁취한 여전사의 한마디를 듣고서야 풀린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내 아기를 포기할 수 없다"

매일유업 분유 ''앱솔루트''의 광고 배경은 동유럽의 고풍스러운 도시 체코 프라하.

선글라스를 낀 늘씬한 모델만 봐서는 패션광고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 광고의 메시지 또한 후반부의 재치있는 한 컷을 봐야 감이 잡힌다.

차를 몰고 온 남편을 향해 등을 숙인 엄마의 등 뒤에서 베이비 캐리어에 실린 아기가 해맑은 웃음을 띠고 있는 것.

보령메디앙스 김희진 대리는 "베이비 제품 광고에서 우리 아기가 가장 소중하다는 메시지 자체는 달라질 수 없지만 광고 스타일은 신세대 엄마들의 새로운 가치관을 반영해 다양한 형식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