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을 찾아 은행예금으로만 몰리던 금융권 자금이 "수익률"을 좇아 제2금융권 등으로 분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중 은행의 실세 총예금은 1천3백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12월 증감액 4조5천억원의 3%에도 못미치는 액수다.

정기예금을 포함한 저축성 예금은 3조3천6백억원 늘어났으나 요구불 예금이 3조2천3백억원 빠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가가치세세 납부 등 계절적 요인도 있었지만 은행의 수신금리가 연 6%(1년만기 정기예금 기준)로 떨어짐에 따라 저금리에 숨이 막혀 이탈한 자금도 상당액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은행권의 2차 예금금리 인하가 봇물을 이룬 지난달 18일부터 30일까지 정기예금 잔액도 1조3천억원 감소했다.

반면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하는 투자신탁회사 단기수신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는 지난달 무려 9조7천억원이나 폭증했다.

지난해 12월중 5조2천억원이 빠져 나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덕택에 지난달 투신사 수신고는 7조4천억원의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12월 1조원이 줄었던 종금사 수신도 지난달엔 1조6천억원의 증가세로 반전됐다.

고사 상태에 몰렸던 은행 신탁상품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추가 및 특정 금전신탁은 지난달 각각 8천2백억원과 4천6백억원 늘어났다.

특히 신탁상품이면서 예금자보호가 되는 신노후생활연금신탁이 큰 인기를 끌어 수신고가 지난 한달새 1조5천억원이나 급증했다.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신용금고에도 돈이 몰려 지난달 신용금고업계 전체 수신액은 작년말보다 8천4백억원 증가했다.

신한은행 한상언 재테크 팀장은 "법인의 경우 연 7% 이하, 개인의 경우 연 6% 이하가 되면 자금이동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6%로 떨어짐에 따라 자금운용 패턴이 예금형에서 투자형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