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정 비트컴퓨터 사장은 김책공과대학의 공식초청으로 방북,단돈 1원도 비용을 지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을 방문했던 다른 국내 기업인들과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는 강의내용에 대해 통제받지 않았으며 평양시내도 혼자 돌아다니는 배려도 받았다고 밝혔다.

방북기간중 조 사장이 받은 느낌등을 소개한다.

당초 1월31일 60명의 IT 전문가를 대상으로 강연하기로 했으나 초대소에 내용을 얘기해 주자 북측은 날짜를 하루 연기하고 대상도 조선컴퓨터센터 김일성대학 김책공과대학등 7개 기관 5백여명으로 늘려잡았다.

강연중 최근 국내에서 관심을 모으는 크레비즈(창조산업)를 소개하자 참석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북한 전자공업상(남한의 장관급)은 "공화국 사상최초로 남쪽사람이 많은 인민들 앞에서 강의를 했다. 그것도 공화국이 자랑하는 인민대학습당에서 말입니다. 장군님께 보고를 드렸다"고 소개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상하이 방문 이후라 북쪽 사람들이 IT에 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북한 IT책임자들에게는 산업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인도모델을 본떠 ''늦은 산업화보다는 정보화를 앞당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북한에 인터넷과 휴대폰이 안되기 때문에 정보화를 위해 이를 개방해야 하며 IT정책을 담당하는 독립부서가 있어야 하다고 조언했다.

북한에 IT특구를 만들 경우 경제특구로 거론된 금강산 신의주 등은 한국 벤처기업이 접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북한당국은 평양에서 10차선 도로로 연결된 항구도시를 후보지역으로 추천해 한번 둘러보았다.

표준화 문제도 심도있게 논의했다.

북한컴퓨터의 키보드는 한글자판이 인쇄되지 않은 영문자판이었으며 한글자판은 사용자가 외워서 쓰고 있었다.

용어통일도 실무적 합의를 보았다.

특히 IT라는 용어가 북한에는 없어 정보통신을 IT라고 약칭해 부르자고 제안했다.

북한의 컴퓨터교재는 모두 일본 것이었다.

한국의 컴퓨터교재를 영진출판사 등과 협의해 보내주기로 했다.

이번 방문때 PDA와 한글키보드 두 벌,휠마우스 10개를 제공했다.

윈도98과 MS오피스를 건네준 것도 남북한 표준화를 감안한 것이다.

북한의 컴퓨터기술은 환경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다.

북한에는 펜티엄Ⅲ급 컴퓨터가 80여대로 전체 컴퓨터의 10% 수준밖에 안됐다.

일부 기관에 랜이 설치돼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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