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밸리''가 차세대 디지털혁명의 새로운 중심으로 뜨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물론 전세계 각종 ''밸리''의 공통점은 실리콘으로 만든 반도체 칩이 모든 활동의 기초가 된다는 점이다.

바로 이 반도체 칩의 원료를 실리콘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꾸려는 게 플라스틱 밸리의 구상이다.

루슨트테크놀로지의 벨연구소 IBM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MIT 등이 현재 플라스틱 밸리의 선두주자격이다.

플라스틱 칩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것은 지난 80년대 중반 일부 과학자들이 우연히 플라스틱에 반도체 성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부터다.

그러나 IT산업이 급격히 발달하면서 실리콘 수요가 크게 늘어난 최근에야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값비싼 실리콘을 대량 생산이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대체할 경우 반도체 가격이 엄청나게 싸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재 싱글웨이퍼 하나를 만들 경우 평방인치당 수정형은 2백달러,무정형은 20달러 가량 들어간다.

그러나 이를 플라스틱으로 바꾸면 2~20센트면 충분하다는 게 학자들의 분석이다.

게다가 플라스틱은 가볍고 유연성이 커 지갑처럼 접어서 뒷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소형 컴퓨터는 물론 들고 다니기에 편한 다양한 기능의 대형 컴퓨터까지도 어렵지 않게 만들어 낼 수 있다.

물론 당장 제품이 나오기는 힘들다.

연구원들은 "앞으로 1~2년안에 시제품들이 개발될 것이며 대량생산 체제로 들어가려면 최소한 5~15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기능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나름대로 경제성이 있는 틈새시장은 충분할 것으로 판단된다.

때문에 빌 게이츠처럼 돈방석에 앉는가는 누가 먼저 개발하느냐에 달려 있다.

바로 그런 기대가 플라스틱 밸리의 연구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