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쟁력은 보이는 싸움과 보이지 않는 경쟁에 의해 결정된다.

한국 기업들도 경쟁력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자체 벤치마킹 또는 컨설팅 회사의 도움을 받아 세계적 기업의 전략을 배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들의 제품특성을 연구하고 ERP(전사적자원관리) CRM(고객관계관리) 등 각종 경영기법을 앞다퉈 도입,시행하기도 한다.

그 결과 제품 및 고객의 특성 그리고 이를 위한 활동을 원활히 수행키 위한 한국기업의 경영 기법은 세계 어떤 기업에도 뒤지지 않는다.

많은 부분에선 오히려 첨단기법으로 무장되어 있다.

겉으로 드러난 전략에 있어 전혀 손색이 없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보이는 싸움과 보이지 않는 경쟁=기업간의 경쟁은 3단계로 이루어지는 데 하나는 눈에 보이는 경쟁이다.

이는 많은 경영자가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경쟁이다.

다른 2단계는 보이지 않는 경쟁이다.

그래서 흔히 간과하기 쉽다.

각각의 경쟁은 그 역학 및 게임의 법칙에 있어 차이가 있고 각 단계의 성과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진정한 경쟁에서의 승리는 이 3단계 경쟁 모두에서 이길 때 쟁취되는 것이다.

<>기존 시장을 위한 경쟁=첫번째 경쟁은 기존 시장을 위한,눈에 보이는 싸움이다.

이 단계의 경쟁은 흔히 알고 있는 "경쟁전략(competitive strategy)"에 의해 이루어진다.

경쟁전략 수립의 출발은 외부 산업환경의 분석이다.

산업분석이란 고객 및 공급자의 상대적 협상력,진입장벽,대체재 등을 평가해 특정 산업의 전반적 수익성,산업내 세부 영역,경쟁사의 강점,그리고 각 영역에서의 핵심 성공요인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의 성공은 주로 누가 보다 지속적인 비용우위 또는 차별화 능력을 갖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80년대 중반까지 한국 기업들은 이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당시 산업환경을 보면 거의 모든 산업이 수요초과 상태였다.

각 산업에서의 핵심 성공요인은 누가 보다 많은 제품을 보다 낮은 비용으로 공급하느냐하는 "양의 게임"에 대응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가장 바람직한 전략은 대규모 투자에 의한 비용우위 전략이었다.

실제로 대다수 한국 기업이 이 전략을 추구하였다.

하지만 기존 시장을 위한 경쟁에 있어 그 결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눈에 보이는 경쟁 전략은 동일하나 경쟁력의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형태의 경쟁 때문이다.

<>자원 및 능력 확보 경쟁=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두 번째 단계의 경쟁은 핵심 자원 및 능력(R&C)을 위한 경쟁이다.

동일한 경쟁전략을 추구했으나 특정 기업이 다른 기업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갖는 이유는 그 기업이 이러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 기업 중 성공한 기업을 보면 이들은 당시 대표적 전략인 대규모 투자에 의한 비용우위 전략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핵심적 R&C,다시말해 뛰어난 대형 프로젝트 관리능력,저렴한 자금을 대규모로 동원할 수 있는 능력,그리고 다양한 정보를 수집 및 해석하기 위한 광범위한 체계를 비롯한 규제적 환경을 관리하는 능력 등을 타 기업에 비해 많이 획득하거나 보유한 기업이었다.

기존 시장을 위한 눈에 보이는 경쟁은 산업구조나 경쟁사에 초점을 두고 누가 외부 환경에 보다 적합한 경쟁전략 또는 제품 및 시장을 추구하느냐에 의해 이루어 진다.

반면 R&C를 위한 경쟁은 내부 환경,즉 내부 핵심 R&C를 파악하여 누가 이를 보다 성공적으로 강화 및 개발하는가 그리고 누가 기존의 R&C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미래의 꿈을 위한 경쟁=기업이 지속적으로 그들의 R&C를 강화 및 개발하고 기존의 R&C를 충분히 활용,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하도록 하는 에너지는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인가.

이는 세번째 단계의 경쟁인 미래에 대한 꿈에 의해 생성된다.

꿈을 위한 경쟁이란 향후 산업에 대한 비전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기업의 야망과 구성원 개개인의 의지를 합치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창출된 뚜렷한 목적의식은 전반적인 전략적 과정에 활기를 불어 넣게 된다.

명확한 미래에 대한 꿈의 제시는 경영자를 비롯한 전 구성원이 그 꿈의 실현에 필요한 R&C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강화,개발하도록 하는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박철순 < 서울대 경영대 교수 cpark@sn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