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스테이크 전문 식당들이 광우병의 유탄을 맞고 신음하고 있다.

프랑스 최대 스테이크 체인점 이포포타뮈스와 버펄로그릴은 1월 매출이 전달보다 30%나 떨어졌다.

맥도날드를 비롯한 패스트푸드 체인들도 마찬가지다.

맥도날드는 매장입구에 ''광우병 전염인자로 알려진 프리온(prion) 단백질이 없는 쇠고기만 사용한다''는 식품위생 검증서를 붙여뒀지만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그동안 전체 매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햄버거의 판매비중은 거의 절반수준으로 내려갔다.

반대로 생선과 닭을 주원료로 한 제품의 판매는 급신장하고 있다.

전국에 3백20개의 체인점을 갖고 있는 프랑스 햄버거업체 퀵의 사정도 같다.

광우병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거침없이 늘어나던 매출이 지난 1월에는 25%나 감소했다.

불고기전문 한국식당들도 광우병 파편을 피하지 못했다.

파리시내 한 한국식당 지배인은 "손님들이 불고기나 갈비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며 긴 한숨을 내쉰다.

그는 "최근의 광우병 사태가 지난 96년 제1차 광우병 파동 때보다 더 심각하다"며 쇠고기장사는 이제 종쳤다고 체념했다.

4년 전 영국 등 일부 유럽에 광우병이 처음 등장했을 때 프랑스는 안전지대였다.

프랑스산 쇠고기라고 주장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젠 남미산 수입육이란 증명을 해야할 판이다.

96년과 달리 이번엔 프랑스에서 광우병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불고기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한국식당들은 울상이지만 타조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호주 식당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광우병 파동 두달이 지난 현재 쇠고기가 파리시내 학교급식에서 모습을 감췄다.

식당 메뉴판에서는 티본스테이크가 사라졌다.

맥도날드는 햄버거대신 햄과 치즈로 만든 크로크맥을 주력제품으로 내놨다.

스테이크 전문점들은 돼지와 오리 들소 멧돼지 요리로 메뉴를 바꾸고 있다.

얼마전 이포포타뮈스체인은 유통이 금지된 티본스테이크를 양고기로 대체했다.

이러다간 곧 파리가 ''Beef Free(쇠고기 없는)'' 도시가 될 것 같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worldonline.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