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제과 베이징(北京)지점의 마케팅부문 김기형 과장.

그는 사무실근무보다 출장이 더 많다.

그의 책상달력에는 랴오닝(遼寧)등 동북3성 산둥(山東) 허베이(河北) 산시(陝西)등의 출장 일정이 빼곡이 표시돼있다.

중국 북부지역 19개 대리점을 방문,판매상황을 챙겨야하는 게 그의 일이다.

오리온 초코파이의 중국명은 "하오리요우(好麗友)파이"다.

우리말로 "좋고 멋진 친구"로 해석된다.

하오리요우파이는 중국에 초코파이 시장을 만든 주역.

중국 케익.파이류 시장의 40%, 초코파이시장의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작년 판매량은 약 1백만 박스.

1박스에 96개씩 들어있어 1억여개가 팔린 셈이다.

박스당 약 1백위안(1위안=1백50원)에 나가고 있다.

하오리요우는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제품중 해당분야 인지도 1위를 차지한 유일한 브랜드(중국관영 CCTV조사)이기도 하다.

중국시장을 단계적으로 공략해 들어간 "거점시장 전략"이 주효했다.

우리와 문화가 비슷한 베이징중심 북부지역이 첫번째 타깃이었다.

97년 설립된 베이징 근교 랑팡(廊坊)공장을 통해 북부시장을 공략에 성공한 뒤 98년 여름 상하이(上海)를 둘러싼 화동.화중지역으로 화살을 돌렸다.

광둥(廣東)성등 남부지역은 아직 수입품으로 대체하고 있다.

오리온은 내년에 상하이에 제2공장을 설립, 남부지역을 시장권역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마켓팅 담당 김동건 차장은 "중국은 30여개 국가가 모인 연합국가라는 관점에서 시장을 볼 필요가 있다"며 "처음부터 다 먹겠다고 달려들었다면 성공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성공요인은 최고 전략상품, 최고 기술로 승부를 걸었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95년 헤이룽장(黑龍江)성에 "오징어땅콩"공장을 설립했었다.

잉여설비를 들여온 "어정쩡한 투자"였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였다.

중국은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오리온은 결국 회사최고 경쟁제품인 초코파이를 들여왔고,설비도 최신 기술로 무장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중국시장은 놓치지 않겠다는 본사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가 이를 가능케 했다.

오리온은 절대 외상거래를 하지 않는다.

현금이 들어와야 물건을 공급하는 식이다.

현금결제는 초기 시장개척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제품에 자신이 있었기에 이를 고집했다.

이 전략으로 "초코파이는 장사가 되는 상품"이라는 인식이 대리점업계에 확산되면서 시장확대의 촉매제가 됐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