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가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다.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하루짜리 콜자금 금리 밑으로 떨어지며 장단기 금리격차가 사라졌다.

무위험자산인 국고채에 대한 단기딜링이 과열 국면에 이른 모습이다.

3년만기 회사채 금리도 사상 처음으로 연 6%대에 진입하는 등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회사채 시장의 온기는 신용도가 높은 일부 ''아랫목'' 기업에 한정돼 있을 뿐 ''윗목(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냉기는 여전하다.

◆ 국고채 금리 추락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한국부동산신탁 부도 이후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다시 심화되고 있다.

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현재 5.25%)를 0.25%포인트 내릴 것이란 기대감도 가세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날 금리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기둔화와 함께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 국고채 금리는 이달말 연 5.1%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딜러들은 "이번에 콜금리가 동결된다해도 3월엔 반드시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배적이어서 국고채 수익률 하락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장.단기 금리 역전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달들어 3개월만기 CD(양도성예금증서)나 CP(기업어음) 금리를 밑돌고 있다.

6일엔 금융기관간에 거래되는 하루짜리 콜자금 금리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오래 빌리면 금리가 높다는 상식이 깨진 것이다.

기형적인 금리구조는 시장에 불안요소로 작용한다.

투자자들은 금리 반등(채권가격 하락)을 우려, 장기물보다는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물을 선호하게 된다.

이 경우 기업들도 단기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

설비투자는 커녕 유동성 압박을 겪게 된다.

◆ 콜금리 인하여부 주목 =채권시장의 관심은 8일 금통위에 쏠리고 있다.

''인하론''에 무게가 실려 있지만 ''동결론''도 만만치 않아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통위의 한 위원은 "신용경색을 풀고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금통위 일각에선 지난 1월중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해 1월보다 4.2%나 오른 점을 들어 금리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김후일 한화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의 정책우선순위가 물가라지만 단기적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경기에 둬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병연.오상헌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