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로 배달해 드립니다" "온라인 우체국"인 월드포스팅(www.worldposting.com)에 들어서면 집배원아저씨 대신 시원시원한 느낌의 아가씨를 만날 수 있다.

바로 월드포스팅의 설립자이자 CEO인 권은정(26)씨다.

월드포스팅은 인터넷 실물우편 서비스를 담당한다.

이용자가 홈페이지에 접속해 편지지와 편지봉투를 고르고 편지내용과 주소를 적으면 편지를 주소지까지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미국 일본 중국 호주 독일 등에 배달되는 시간은 불과 1~2일정도.인터넷을 이용해 시간을 단축시킨 온라인우체국인 셈이다.

권은정 대표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노련함과 추진력으로 22명의 직원을 진두지휘해 67개국으로 배달되는 하루 1만여통의 우편물을 처리한다.

권대표가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한 것은 지난 98년 연세대 4학년 재학시절 "벤처창업연구회"활동을 하면서다.

주변에선 e메일이 일반화되는데 유료이용자가 있겠느냐"고 우려섞인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권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일반우편은 e메일 계정 없이도 전세계에 도달하는 데다 발송자의 정성이 반영됩니다.

하지만 번거롭다는 점때문에 자꾸 기피하게 되죠.월드포스팅은 그런 번거로움이나 시간을 줄이는데 초첨을 맞췄습니다"

같은 해 정보통신부에서 주최한 제1회 "대학생창업아이템 경진대회"에서 우수아이템으로 선정되면서 사업성도 인정받았다.

회사설립 초기 5만여명이었던 회원수는 1년새 60만명으로 불어났다.

다음 심마니 등 국내 16곳의 포털사이트에 사이버우체국도 개설했다.

최근에는 고정 이용자가 늘면서 20~1백통 규모의 단체 편지도 활발하게 접수되고 있다.

기업 우편물 분야도 강화했다.

그 시작으로 작년 11월에는 삼성생명에 월드포스팅 솔루션을 구축했다.

권대표의 활동은 외부에서도 왕성하다.

지난해 10월에는 20대 여성CEO모임의 "크리스탈"을 결성했다.

한국의 벤처기업가를 대표해 미국의 미래학자인 엘빈토플러와 e비즈에 대한 대담을 갖기도 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장래희망란에 "사업가"를 적어 넣었다는 권은정대표.사업규모가 점점 확대되면서 좀처럼 여유를 찾기 힘들지만 여전히 자기계발에 철저한 투자를 하고 있다.

"CEO는 조직의 어느 누구보다도 깨어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