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시장에 활력이 사라지고 있다.

주가가 맥을 쓰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거래량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1월 주가상승을 주도했던 외국인의 매수세도 실종했다.

증권가에선 "유동성 장세"가 1월로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군다나 2월엔 시장 분위기를 바꿀만한 모멘텀이나 재료가 많지 않은 편이다.

8일 김대중 대통령의 증권사 사장단 간담회가 있고,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를 인하한다는 이외엔 별로 재료가 없는 실정이다.

금리인하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시중부동자금이 이른 시일에 증시로 몰려들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은 1월 반짝 랠리에서 "팔자"에 치중했으며 주가상승기를 틈타 주식형펀드를 환매해버렸다.

투자자들은 금리하락보다는 경기하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도 종합주가지수가 당분간 550~630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매매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기술적 지표로 본 장세=7일 단기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주가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 이동평균선을 위에서 아래로 꿰뚫고 내려왔다.

5일 이동평균선은 설연휴 직후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일 이동평균선도 지난6일 595.07에서 7일 594.84로 떨어져 단기 고점을 찍은 것으로 짐작된다.

거래량 감소는 훨씬 더 심각하다.

지난달 31일 4억주를 기록한 이후 5일연속 4억주를 밑돌고 있다.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7일엔 3억2천여만주로 코스닥시장 4억2천여만주의 4분의3 수준에 불과했다.

단기 이동평균선과 장기 이동평균선과의 상관관계로 추세를 살펴보는 MACD의 경우 단기 고점확인후 조정신호를 보내고 있다.

MACD선이 MACD시그널선을 밑돌 경우 조정으로 파악하는데 7일엔 MACD가 10,MACD시그널선이 15를 나타내고 있다.

일정기간의 최고값과 최저값을 이용해 단기추세를 알아보는데 쓰이는 스토캐스틱은 단기 과매도 국면 진입을 알려주고 있다.

스토캐스틱 오실레이터가 20%를 밑돌 경우 단기 과매도로 받아들여지는데 7일엔 13.82%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종목의 추세=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지난달 19일 23만원을 고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최근 들어선 거래량도 50만주를 밑돌고 있다.

SK텔레콤은 외국인 지분한도 소진을 계기로 매수주체가 사라졌다.

30만원 턱밑까지 갔다가 25만원대로 미끄러져 있는 상태다.

한국통신도 정부지분 매각에 대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7만원 붕괴 직전까지 몰렸다.

현대자동차 SK LG화학 등 중저가 대형주도 고점대비 10∼20% 조정받고 있다.

◆전망=고재영 한빛증권 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가 전고점인 630과 60일이동평균선이 560 사이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헤아렸다.

그는 "이러한 박스권이 상향돌파되기 위해선 외국인의 매수우위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증권도 단기간에 박스권을 위쪽으로 열어젖히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진오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수요가 보강되려면 공격적 금리인하와 경기회복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데 아직까진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지루한 시간과의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증권은 박스권 장세의 특징인 발빠른 순환매에 대비하라고 권했다.

황성욱 연구원은 "12월 결산법인중 실적호전주 M&A관련주 환경관련주등 테마주의 선취매와 고점매도가 현재로선 유일한 전략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