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인한 취업난 속에서 유통업계에 때아닌 인력스카우트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백화점 할인점들이 신규점포 개설에 필요한 인력 확보에 나서면서 유통업계 경력사원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샐러리맨들이 자리보전에 신경을 쏟고 있는 다른 업종과는 대조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할인점들이 직급이나 보수인상 등을 내세워 경쟁업체의 부·차·과장 등을 스카우트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인력난으로 인해 차장(백화점)과 과장급(할인점)을 점장으로 내보내는 등 직급 파괴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롯데는 올해 백화점 2곳과 할인점 12곳을 개점하는 데 필요한 1백여명의 간부 사원을 뽑을 예정.지난해에도 부·차·과장급 1백92명을 외부에서 충원했다.

롯데는 인력부족으로 할인점 점장의 직급을 부·차장급에서 과장급으로 떨어뜨렸다.

종전 임원급으로 보임돼온 백화점 점장에도 부장급을 내보냈다.

현대백화점도 올 하반기에 서울 미아동과 목동에 개점하는 신규점포에 근무할 경력직을 뽑는다.

한화유통도 60여명의 경력직 사원을 충원할 예정이다.

슈퍼마켓인 한화스토아에서는 일반 사원이 점장에 임명되는 등 직급 파괴도 일어나고 있다.

삼성테스코의 할인점 홈플러스는 5백명의 경력직 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 새로 여는 6개 점포의 점장을 기존 부장급에서 차장급으로 채우기로 했다.

외국계 할인점인 까르푸도 최근 ''토종화'' 전략을 내세우면서 경쟁업체인 한국 할인점의 중견 간부들을 잇달아 스카우트하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