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던 일본경제가 작년 3·4분기에 다시 침체에 빠짐으로써 ''일본발(發) 세계경제 위기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작년 상반기에 1%대의 성장률을 보인 일본경제가 하반기에도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확신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3·4분기(7~9월) 성장률은 마이너스 0.6%로 추락했다.

일본경제가 1980년대말 버블 붕괴 이후 지속돼온 전후(戰後) 최악의 경기침체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극도로 위축된 소비심리,금융권의 대규모 부실 때문이다.

문제는 일본정부가 천문학적인 돈을 경기부양을 위해 쏟아부었는 데도 거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회복이 지체되면서 일본정부의 재정적자 부담도 거의 위험수위에 도달,향후 일본경제에 큰 짐으로 남아 있다.

작년말 현재 일본정부의 부채는 6백42조엔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백25%에 이른다.

경제의 재침체로 일본중앙은행이 다시 제로금리정책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제로금리정책으로 돌아간다 해도 일본경제가 회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0.25%인 금리를 제로직전으로 낮춘다 해도 소비심리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사실 0.25%나,제로%나 별차이가 없다.

아시아경제의 중심국인 일본이 재차 경기침체에 빠져듦에 따라 한국 등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회복세도 약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 경기 급랭과 함께 일본경제 침체는 세계경제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