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해 한반도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를 계기로 국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남북한문제가 ''우리 경제도 어려운데 북한에 퍼주는 정책,북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정책은 이제 그만두라''는 주장이 한때 공감대를 넓혔었다.

우리 사회의 이같은 갈등원인은 정치 경제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남북관계에 대한 인식의 혼란이 큰 데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남과 북은 통일을 추진하고 있는 게 아니라,평화공존과 화해협력의 시작점에 놓여 있다.

그런데 우리는 당장 ''통일''할 듯이 착각하고 불안해하고 비판하고 있는 것 같다.

또 수십년간 서로 다른 체제에서 살아온 남과 북이 단기간에 통합될 수 없다는 사실은 상식이다.

우리는 평화로운 가운데 협력하며 상호 차이와 공통성,장점과 단점을 확인하며 서로의 신뢰를 쌓아나가야 한다.

필자는 작년 10월 말 평양을 다녀왔다.

그때 북측도 우리처럼 남북관계의 속도와 폭에 대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보았다.

''서로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다가가야 한다.

급하게 붙으면 빨리 떨어지는 게 세상의 이치다''라는 얘기는 솔직하고 타당한 얘기로 들렸다.

이제 남북은 살만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협력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 길은 경의선이 복구된다해도 열차속도만큼 빠르게 진전되지 않을 것이다.

남북 상호간의 신뢰 진전과 정치 군사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 그리고 남과 북 각각의 내적 조건이 서로 맞물리고 충돌하는 가운데 서서히 발전해 나갈 것이다.

북한은 여전히 심각한 경제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측이 식량 60만?을 지원했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에너지부족과 또 낮은 공장가동률로 북의 산업생산은 과거 평상 수준의 20∼30%를 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유엔아동기금,세계식량계획,유럽연합은 북한의 7세 이하 아동 약 3백만명에 대한 영양실태를 공동조사하여 1998년 9월에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에 따르면 3백만 어린이중 15.6%가 영양결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발육부진 및 저체중 아동이 3분의 2나 됐다.

저체중아 출산도 심각하여 2.5㎏ 이하의 신생아가 22.7%나 됐다.

종교·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된 NGO들은 지난 수년 동안 북한에 대한 다각적인 인도지원사업을 전개했다.

휴머니즘을 통한 남북화해와 신뢰쌓기를 위한 것이다.

여성계 및 종교·시민단체들은 ''북한 동포에게 내복 보내기''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북한 주민들 가운데 상당수가 석탄 생산과 수송의 곤란으로 땔감없이 겨울을 지낸다고 한다.

흔히 ''춥고 배고프고''라는 말이 있다.

우리 모두 ''동포애''를 발휘,온정을 나누는 한민족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