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이라는 것이 있다.

맥도날드 햄버거로 대표되는 패스트푸드의 확산을 막고 지역별 전통음식을 보존, 개발해 식사의 즐거움과 풍성함을 되찾자는 움직임이다.

이탈리아의 카를로 페트리니가 주창, 현재 세계 35개국 6만여명이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이 운동이 국내에서도 관심을 모으는 것은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가 우리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진 까닭이다.

오래 보존하고 쉽게 조리할수 있는데다 어디서나 구할수 있고 값도 비교적 싸다 보니 애 어른 할 것 없이 이들 간편식을 선호한다.

청소년들은 밥과 김치보다 햄버거와 피자 라면을 더 좋아할 정도다.

그러나 그 결과는 청소년들의 비만 증가와 체력 약화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지난해 발표를 보면 체중이 표준보다 20%이상 무거운 비만 초.중.고생이 전체 조사대상의 10%나 되며 이는 패스트푸드 선호와 운동부족 때문으로 분석됐다.

청소년 97%가 간식으로 빵 라면 햄버거 등 인스턴트식품을 먹는다는 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의 조사내용은 그같은 사실을 입증한다.

인스턴트식품에 사용되는 표백제는 천식이나 기관지염을 일으키고, 산화방지제는 노화와 난폭성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도 있다.

한국청소년연구소(이사장 박명윤)에서 알아봤더니 비행청소년들이 일반고교생보다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를 훨씬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다.

방부제나 인공첨가물이 많이 든 인스턴트식품을 오래 섭취하면 주의력이 흩어지고 욕구불만이 쌓여 즉흥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는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정성껏 차려진 음식을 먹으면 누구나 여유롭고 행복해진다.

반면 인스턴트식품을 먹다 보면 속이 더부룩하고 느글거릴뿐만 아니라 뭔가 부족하게 느껴진다.

청소년들에게 패스트푸드를 아주 못먹게 하기는 어렵다.

지금부터라도 인스턴트식품은 물론 통조림 같은 반가공식품이나 수입식품을 줄이고 우리땅에서 나는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이는 것만이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고 튼튼한 청소년을 키우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