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를 앞두고 12월말 결산 상장회사들은 요즘 분주하기 짝이 없다.

기업설명회(IR)에서부터 주총 일정잡기, 자사주 취득 또는 소각, 회계처리 변경을 통한 실적개선 등 갖가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상장사 및 코스닥 등록기업들은 우선 기업설명회를 개최해 주주를 우호적으로 설득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7일 증권거래소 국내기관투자가를 상대로 기업설명회를 열었던 포항제철의 경우 이번주부터 해외 IR를 계획중이다.

외국인 주주들에게 지난해 실적과 앞으로의 경영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유상부 회장이 직접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현대자동차도 오는 19일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19,20일 홍콩, 23일 도쿄, 이후 3월2일까지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을 돌면서 해외로드쇼를 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 기업설명회를 마쳤다.

주총 일정을 특정 일자에 몰아 넣는 것도 고전적인 방법이다.

주가 하락과 쥐꼬리만한 배당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소액주주들을 분산시키기 위한 수단이다.

상장회사협의회는 5백74개 12월말 결산법인 상장회사중 절반 이상인 57.8%가 3월 중순에 주총을 열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닥 기업도 예년과 같이 3월 셋째주와 넷째주 금요일에 집중될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의 경우는 미뤘던 그룹 인사 때문에 주총을 앞당기고 있다.

3월 중순에 주총을 개최해 왔던 LG전자는 오는 28일, 삼성전자는 3월9일로 주총 일정을 잠정 결정해 예년보다 보름 가량 앞당겼다.

자사주 취득이나 소각을 검토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작년 12월2일 임시주총에서 자사주 소각근거 조항을 정관에 포함시켜 놓았다.

주가 관리에 대한 주주들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소각 시기와 물량은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기업 중에도 이번 주총에서 자사주 소각의 근거를 정관에 마련하는 기업이 많이 나올 전망이다.

이밖에 법규상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지난해 실적을 늘리기 위해 감가상각비 등 회계처리 방식을 고쳐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도 있다.

이지닷컴 조일알미늄 써니전자 경남에너지 등이 회계처리 방식을 바꿔 이익 규모를 늘린 케이스다.

최명수.조성근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