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그래노 배터는 자신이 살고 있는 보스톤의 뉴턴 출신 전문직 종사자와 기술자 수백 명을 대상으로 직장 이력에 관한 인터뷰로 논문을 쓴 적이 있다.

인터뷰 결과 56%가 개인적 연고를 통해 취업했고 18.8%가 광고, 스카우트 등의 공식적인 수단을 통해, 약 20%는 취직 시험을 통해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개인적 연고란 친구나 인척이 아닌 인연 있는 사람들로 나타났다.

우연히 만나 맺어진 인연은 이처럼 중요하다는 것이다.

상품 마케팅에서 판매를 일으키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홍보는 입소문이다.

새 상품이 출시되면 많은 돈을 주고 TV나 신문 광고를 하는 것도 실상은 최종 소비자들간에 이 상품이 좋다는 입소문으로 연결하기 위한 수단이다.

TV와 신문 광고는 입소문의 범위를 넓히기 위한 점화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장점을 모아 입소문을 많이 내면 명성으로 이어지고 브랜드 파워가 된다.

내 편이 많아야 가능하다.

디지털 시대의 달라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자본보다 아이디어가 우선시되는 경우가 많아 동종 업체간의 합병분할이 반복되면서 성장한다.

내 편이 많아야 합병 분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는 창업 초기부터 폴 앨런과 운명을 함께 했지만 성공 후 폴 앨런이 떠나는 등 자기편을 잃으면서 반독점법 재판에서 패하고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내 편이 많으면 위기를 극복하기 쉽지만 그렇지 못하면 극복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 예다.

그러면 내 편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첫째 눈도장을 잘 찍어야 한다.

"정말 큰일 날 뻔했습니다. 열심히 눈 도장을 찍어두지 않았다면 직장이고 뭐고 다 날아가고 말 뻔했지 뭡니까?"

기업의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1999년 초, 대기업의 임원 한 분이 자신의 자리를 그대로 고수하게 되었음을 안도하며 사석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모든 회사가 다 그렇듯 그의 회사도 인사와 기획, 그리고 홍보 업무를 하나로 통합하게돼 그가 근무하던 기획실에 3개의 부서가 하나로 합쳐졌다.

즉 세 명의 임원이 한 명으로 줄게 된 것이다.

평생을 기획 업무에 종사해왔다지만 세 개의 부서가 하나로 통합된 후 어느 업무 쪽에 무게가 실릴지 오리무중이어서 그가 다른 임원들에게 밀릴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그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회사내에 팬을 많이 만들어 두었기 때문에 회사의 구조조정 내용에 관한 정보를 미리 입수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인사권을 가진 사람들을 모두 만나 8순 노부모를 모시고 고3과 고2 연년생을 둔 가정 형편과 자신의 애사심 등을 설명해 두었다고 했다.

그 결과 IMF의 한파에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고 그는 자평했다.

둘째,내 편을 많이 만들려면 일단 친분을 맺은 사람에게는 좋은 평판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주 안부를 전하고 의외의 기발한 선물을 보내는 등 감동을 줌으로써 보다 끈끈한 내 편을 만들 수 있다.

내 친구 중 한 사업가는 비행기를 탈 때마다 엽서를 한 보따리씩 사들고 간다.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무료하게 지내는 시간을 엽서 쓰는데 할애한다.

그렇게 쓴 엽서는 바빠서 자주 안부를 전하지 못한 지인들에게 배달된다.

해외 여행 중에 보낸 엽서를 받고 감동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질펀한 술자리를 만들어 친밀감을 쌓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작은 일로 감동을 주는 행동이야말로 내 편을 많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저렴하면서도 효과적인 투자일 것이다.

인간 관계 지능 연구가인 독일의 슈테판 F.그로스는 "친밀한 관계는 개인적 커뮤니케이션과 협력에서 나타난다"고 말한다.

끝으로 타인을 내 편으로 만들려면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그 사람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내가 이런 행동을 할 때 그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고려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선진국일수록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타인의 입장에서 행동하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는다.

상대방이 비록 내 회사의 하위직 사람일지라도 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하라고만 하면 들면 절대 내 편이 되지 않는다.

(주)SMG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