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원이 자신이 다니는 회사 경비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면 경비원 채용과정에 문제가 없었더라도 경비업체가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A(23·여)씨는 지난해 4월 퇴근 후 집에서 쉬고 있던 중 회사경비실로부터 "화장품을 찾아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아무 의심없이 회사로 갔던 A씨는 가스총으로 협박한 회사 경비원 김모씨로부터 성폭행당했다.

A씨는 경비원 김씨가 강도·강간 전과만 3범인 것을 비롯해 전과 8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김씨를 고용한 경비업체를 상대로 5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지법 민사28단독 이규철 판사는 "경비업법상 5년 전까지의 전과기록만 조회하면 된다고 하지만 경비업체는 취업 이후 종업원을 지휘 감독할 책임이 있다"며 "경비업체는 김씨에게 1천8백만원을 지급하라"며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