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미국의 한반도 관련 정책은 어떻게 변할까.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 리포트''(콘돌리자 라이스 외 지음,장성민 책임편역,김영사,9천8백원)에 해답이 들어있다.

한·미관계를 좌우할 핵심 브레인 10명의 한반도에 대한 인식을 집중 분석한 것.

''햇볕정책''이라는 용어에 딴죽을 걸었던 아미티지 미국무부 부장관 등의 최근 논문과 연설문을 중심으로 향후 정책입안자들의 ''의중''을 역추적했다.

이 책은 미국의 전통과 공화당의 전통,의회와 행정부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면서 부시 정부의 정책 기조를 ''국익 우선의 외교'' ''힘 우위의 군사·안보 정책'' ''동맹 중심의 동아시아 전략''으로 나눠 살피고 있다.

부시와 공화당의 외교 철학 뿌리는 철저한 현실주의.

이는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 콘돌리자 라이스가 쓴 ''국익의 증진''이나 아미티지의 보고서에 잘 나타나 있다.

클린턴이 현실정치보다 인도주의와 이상주의를 앞세운 것은 큰 오류였다는 것.

이 현실주의자들이 가장 강조하는 대목은 강력한 군사력 확충이다.

무역대표부 대표 로버트 졸릭도 미국의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군사력의 확보와 사용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피터 브룩스(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동아시아문제 수석자문관)의 ''전역 미사일 방어체제''는 중국의 핵 위협을 전제로 미국이 미사일 방어체제를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방부 장관 도널드 럼스펠드는 ''럼스펠드 보고서''에서 중국 뿐만 아니라 북한과 이라크 같은 ''불량국가''들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도 알려지지 않은 능력까지 유추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의 주장은 우리에게 ''전방위 대미 외교''의 절실함을 일깨워준다.

편역자의 초점도 한국의 국익과 직결되는 세가지 요소에 맞춰져 있다.

미국 정치구조가 권력 분점을 특징으로 한다는 점,부시 행정부는 의회와 여론의 분열을 안고 출범했다는 점,공화당이 대북 강경책을 채택한다면 민주당을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 채널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역으로 활용하라는 것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