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골프''를 아시나요.

최근 폭설로 수도권 골프장에서 정상적인 라운드가 불가능해지자 골퍼들 사이에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골프를 치고 돌아오는 속칭 ''번개골프 붐''이 일고 있다.

번개골프는 골프를 치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들끼리 만나 번개처럼 골프를 치고 돌아온다고 해서 붙여진 말로 PC통신이나 인터넷상의 네티즌들 사이에 유행하는 ''번개팅''(즉석 만남)에서 따온 신조어다.

요즈음 골프 전문 인터넷 사이트에는 번개골프팀을 모집하는 글들이 게시판에 자주 올라오고 있다.

주로 영·호남 골프장이 당일치기 번개골프의 대상지다.

오전 일찍 만나 비행기나 차로 지방에 내려간 뒤 11시께 티오프하면 오후 6시까지 저녁식사를 마치고 밤 10시30분께 서울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한다.

골프사이트 중 최대 회원수와 페이지뷰를 기록하고 있는 골프스카이닷컴의 ''우리모임 본부''란에는 수십여개의 번개골프 모집이 성행하고 있다.

40대 보기골퍼들이 만든 ''40보기회''에는 "두 달간 굶었더니 골프가 너무 고프다.

더 이상 못참겠다"며 동참자끼리 전북 태인CC에서 번개골프 모임을 가졌다.

''열열남여''라는 모임은 경남 진주CC,''왕비클럽'' 모임은 전남 순천의 승주CC와 화순의 클럽900CC에서 번개골프를 했다.

이들은 한걸음 나아가 골프 외에 하동이나 광양에서 매화 구경까지 곁들이는 친목모임으로도 활성화되고 있다.

골프사이트의 한 운영자는 "수도권 골프장의 경우 3월이 넘어야 제대로 라운드가 가능하다 보니 골프를 치지 못해 몸이 근질근질한 사람들끼리 뭉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