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촌 소년, 발레리노가 되다 .. 'Billy Elli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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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에게 춤은 몸으로 토해내는 고통이자,오열이자,항변이었다.
다리로 땅을 구르며 극치까지 치달은 궁핍을 떨쳐냈고 땅을 박차고 오르며 버거운 삶에서의 탈출을 꿈꿨다.
그에게 춤은 돌아가신 엄마에 대한 못견딜 그리움을 토로할 유일한 통로였으며 이해못할 세상을 향해 분노를 폭발시킬 하나뿐인 배출구였다.
춤에 대한 꿈과 열망을 온몸으로 호소하는 아들을 위해 아버지는 평생을 지켜온 신념과 자존심을 접었다.
17일 개봉될 영국영화 "빌리 엘리어트"(원제 Billy Eliot)는 가난한 탄광촌 소년이 발레리노가 되겠다는 꿈을 이룬다는 휴먼 드라마다.
자칫 진부한 인간승리담에 머물 이야기는 걸출한 연기와 연출로 깊이있는 감동과 행복감을 안긴다.
배경은 80년대 대처시절 영국 북부의 작은 탄광마을.당국은 파업에 나선 탄광 노동조합에 탄압을 더해가고 열한살 꼬마 빌리(제이미 벨)가족의 삶에도 가난과 숨막힘이 덧칠된다.
파업에 지친 아버지(게리 루이스)와 형대신 치매증상이 있는 할머니를 돌보는 소년에겐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할 틈마저 주어지지 않는다.
남자는 권투를 배워야 한다는 아버지때문에 마지못해 권투장에 다니던 빌리.어느날 권투장 한쪽에서 진행되던 발레수업을 기웃거리던 빌리에게서 발레선생(줄리 월터스)은 천부적인 소질을 발견한다.
남성성이 지배하는 곳에서 광부로 살아온 아버지와 형에게 발레는 계집애,아니면 호모나 할 만한 수치스런 "짓"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결국 아들의 열망과 꿈과 재능을 이해하고 배신자라는 오명까지 감수하며 아들을 후원한다.
영국 왕립극단에서 연극연출가로 명성을 얻었던 스티븐 달드리 감독은 데뷔작에서 적절한 긴장과 웃음과 눈물을 교차시키는 연출력을 과시했다.
춤으로 대변되는 소년의 이상은 환상적이고 스피디한 화면으로 배치되고,암담한 현실은 거친 핸드헬드 촬영으로 대비된다.
딱 "빌리"인듯한 13세 소년 제이미 벨의 신들린 연기도 객석을 압도하지만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눈이 부시다.
감정의 끈을 절묘히 조였다 푸는 그들은 관객들과 완벽한 소통을 이룬다.
힘줄이 죄 불거진 투박하고 거친 아버지의 손등,제자의 등을 툭 쓸어주는 발레선생의 손길,손자를 와락 끌어안는 할머니의 어깨에서 배어나는 진한 사랑은 관객의 가슴 깊은곳을 뭉텅뭉텅 베어내며 눈물을 쏟게한다.
감독은 노동계급을 향한 명확한 현실인식을 비켜가지만 "브레스트 오프""풀몬티"로 내려온 영국정통영화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탭댄스와 모던댄스를 혼합한 리버댄스 부기댄스 재즈댄스등이 흥겹고 70년대 영국식 록음악도 경쾌하다.
이 작품은 지난해 스톡홀름 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고 올해 골든글로브에 최우수 작품상,최우수 여우 조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아카데미에서도 같은 부문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
다리로 땅을 구르며 극치까지 치달은 궁핍을 떨쳐냈고 땅을 박차고 오르며 버거운 삶에서의 탈출을 꿈꿨다.
그에게 춤은 돌아가신 엄마에 대한 못견딜 그리움을 토로할 유일한 통로였으며 이해못할 세상을 향해 분노를 폭발시킬 하나뿐인 배출구였다.
춤에 대한 꿈과 열망을 온몸으로 호소하는 아들을 위해 아버지는 평생을 지켜온 신념과 자존심을 접었다.
17일 개봉될 영국영화 "빌리 엘리어트"(원제 Billy Eliot)는 가난한 탄광촌 소년이 발레리노가 되겠다는 꿈을 이룬다는 휴먼 드라마다.
자칫 진부한 인간승리담에 머물 이야기는 걸출한 연기와 연출로 깊이있는 감동과 행복감을 안긴다.
배경은 80년대 대처시절 영국 북부의 작은 탄광마을.당국은 파업에 나선 탄광 노동조합에 탄압을 더해가고 열한살 꼬마 빌리(제이미 벨)가족의 삶에도 가난과 숨막힘이 덧칠된다.
파업에 지친 아버지(게리 루이스)와 형대신 치매증상이 있는 할머니를 돌보는 소년에겐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할 틈마저 주어지지 않는다.
남자는 권투를 배워야 한다는 아버지때문에 마지못해 권투장에 다니던 빌리.어느날 권투장 한쪽에서 진행되던 발레수업을 기웃거리던 빌리에게서 발레선생(줄리 월터스)은 천부적인 소질을 발견한다.
남성성이 지배하는 곳에서 광부로 살아온 아버지와 형에게 발레는 계집애,아니면 호모나 할 만한 수치스런 "짓"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결국 아들의 열망과 꿈과 재능을 이해하고 배신자라는 오명까지 감수하며 아들을 후원한다.
영국 왕립극단에서 연극연출가로 명성을 얻었던 스티븐 달드리 감독은 데뷔작에서 적절한 긴장과 웃음과 눈물을 교차시키는 연출력을 과시했다.
춤으로 대변되는 소년의 이상은 환상적이고 스피디한 화면으로 배치되고,암담한 현실은 거친 핸드헬드 촬영으로 대비된다.
딱 "빌리"인듯한 13세 소년 제이미 벨의 신들린 연기도 객석을 압도하지만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눈이 부시다.
감정의 끈을 절묘히 조였다 푸는 그들은 관객들과 완벽한 소통을 이룬다.
힘줄이 죄 불거진 투박하고 거친 아버지의 손등,제자의 등을 툭 쓸어주는 발레선생의 손길,손자를 와락 끌어안는 할머니의 어깨에서 배어나는 진한 사랑은 관객의 가슴 깊은곳을 뭉텅뭉텅 베어내며 눈물을 쏟게한다.
감독은 노동계급을 향한 명확한 현실인식을 비켜가지만 "브레스트 오프""풀몬티"로 내려온 영국정통영화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탭댄스와 모던댄스를 혼합한 리버댄스 부기댄스 재즈댄스등이 흥겹고 70년대 영국식 록음악도 경쾌하다.
이 작품은 지난해 스톡홀름 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고 올해 골든글로브에 최우수 작품상,최우수 여우 조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아카데미에서도 같은 부문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