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4대 지방 요리중 쓰촨 구이저우 후난성 등지에서 발달한 쓰촨 요리는 맵기로 유명하다.

그냥 매운 맛이 아니라 입안을 마비시킬 정도로 얼얼한 맛이다.

중국인들 사이에 "후난 사람들은 매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쓰촨 사람들은 맵지 않을까봐 두려워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쓰촨 요리가 매운 것은 혹서.혹한의 기후를 이기기 위해 고추 후추 마늘 파 등 맛이 강한 양념을 많이 쓰기 때문.

특히 육류와 채소를 매운 국물에 익혀먹는 중국식 샤브샤브인 "사천 불가마(火鍋.화궈)"는 혀가 감각을 잃을 정도로 매운데도 남녀노소가 즐겨 먹는다.

서울 여의도의 "중경신선로"(02-3775-1688)는 이런 사천불가마의 맛을 그대로 살린 집이다.

조선족 출신 여주인(김금란.37)과 중국에서 온 3명의 요리사가 "본토맛"을 낸다.

냄비의 가운데에 "S"자형 칸막이를 쳐 매운 맛과 담백한 맛을 함께 즐기도록 한 점도 독특하다.

말린 국화잎과 녹차 대추 감초 구기자 건포도 얼음설탕 계원 등 8가지로 만든 "팔보차"의 맛과 향도 일품이다.

샤브샤브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고기나 채소를 익히는 국물 맛.

돼지와 소의 사골뼈와 닭의 다리 및 날개뼈를 은은한 불에 3일간 우려낸 뒤 여기에 당귀 구기자 대추 인삼 감초 등 20여가지 한약재를 더해 다시 끓여낸다.

매운 맛을 내는 국물은 여기에다 남방고추와 중국산 산초,고추기름,콩기름 등 20여가지를 더 추가해 끓인다.

주인 김씨는 "특히 매운맛이 강한 산초를 본토에서 쓰는 양의 10분의 1만 넣는데도 한국 손님들은 땀을 뻘뻘 흘린다"고 했다.

중경신선로의 또다른 특징은 고기와 야채를 종류별로 주문할 수 있다는 점.

고기는 통상적인 쇠고기(꽃등심) 외에 돼지고기,돼지삼겹살,닭고기,양고기,돼지 심장줄기,천엽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천엽은 "치샹파샤(七上八下)"라 해서 젓가락으로 집어 끓는 국물에 7~8차례 담궜다가 먹는 재미도 있다.

꽃등심(1만2천원)을 빼고는 1인분에 4천~7천원 정도다.

야채는 시금치 쑥갓 청경채 배추 시금치 파 미나리와 표고 팽이 목이 등 버섯류 가운데 몇가지만 골라 넣으면 된다.

값은 1천5백~3천원.

육류와 야채를 먹은 뒤 면을 끓여먹어도 맛있다.

1인당 1만5천~2만원 정도면 푸짐하게 즐기 수 있고 중국산 술을 곁들일 수 도 있다.

1백여석 규모에 주차 가능.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