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의 진전은 전자부품업계에도 생존 전략의 하나로 전략적 제휴를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부품 주기가 단축되고 인터넷 구매를 통한 글로벌 아웃소싱이 현실화되면서 부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품업체들은 고기능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기술 개발및 대량생산체제 확보를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다각적 제휴를 시도하고 있다.

삼성SDI는 일본 NEC와 차세대 영상이동통신 사업인 IMT-2000 단말기의 핵심 디스플레이로 부상하고 있는 유기EL(전자계 발광장치)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지난달 설립했다.

자본금 9백40억원으로 설립된 "삼성 NEC 모바일 디스플레이"사는 앞으로 5년간 5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05년께 약 1억개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 세계 유기EL 시장의 30%를 차지,세계 1위 업체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I가 가진 모바일 디스플레이 분야의 생산 노하우와 유기EL 관련 특허를 가진 NEC의 기초 기술력을 결합,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것이다.

또 각사가 개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업 리스크를 줄이고 조기에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현실적 필요성도 두 회사의 제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최대의 전자부품업체인 삼성전기는 디지털 제품에 필요한 핵심 부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고기능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등 필요한 기반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세트 메이커와의 거래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이스라엘의 라드비전사와 음성데이터통합(VoIP) 장비 분야에서,미국 리네오사와는 셋톱박스와 PDA(개인 휴대용 단말기) 등 인터넷 관련기기 분야에서 공동 개발 협약을 맺었다.

또 미국의 다이날리니어사와는 휴대폰의 핵심 부품인 파워앰프 모듈(PAM)을,미국의 인터그레이티드 메모리 로직사와는 플래시 메모리 카드 등에 들어가는 컨트롤 IC(집적회로)를 공동생산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제품의 고기능,소형화 추세에 맞춰 전자부품업체들도 업체간 핵심기술의 공유를 통한 신제품 개발을 위해 활발히 제휴를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