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 산적한 악재 속에서 시에나가 홀로 돋아오르며 주요 지수를 끌어올렸다. 최근 약세를 바탕으로 한 저가인식 매수세도 밀려들었다.

15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61.51포인트, 2.47% 올라 2,552.91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0,891.02를 기록, 전날보다 95.61포인트, 0.89% 상승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326.61로 10.69포인트, 0.81% 올랐다.

광섬유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에나는 지난 분기 예상을 3센트 웃도는 주당 18센트의 순이익을 냈다고 발표하고 다른 경쟁업체와 달리 올해 매출성장률을 75~85%에서 95~105%로 높이면서 주가가 16% 치솟았다.

시에나에서 계기를 찾은 매수세는 동종업체와 컴퓨터, 반도체 등 기술주 전반으로 번져나갔다. 분기 실적목표 달성이 어렵겠다는 우려를 내놓았던 JDS 유니페이스와 시카무어 네트웍스도 상승세를 탔다.

반도체주는 전날 장비업체에 대한 투자등급 상향을 발판으로 급등한데 이어 이날도 강세를 이어갔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94% 올랐다.

시에나의 실적호조를 두고 뉴욕증시에서는 경제가 지난 연말 잠시 급강하를 거쳐 부드럽게 착지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그러나 델과 휴렛팩커드는 장 종료 후 발표한 실적에서 이처럼 앞질러나가는 데 대해 제동을 걸었다. 노텔 네트웍스도 들뜬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이날 증시에서 8.99% 급등한 뒤 델은 지난 분기 햐항조정한 실적전망조차 1센트 밑도는 주당 18센트의 순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델은 이번 분기 실적전망도 낮춰잡고 전체 인원의 4%, 1,700명을 감원한다고 밝힌 뒤 시간외매매에서 4% 하락했다.

휴렛 팩커드는 5.70% 상승한 뒤 실적을 발표, 주당순이익에서 기대를 충족했다. 그러나 휴렛 팩커드의 매출은 불과 2% 상승하는데 그쳤다.

노텔 네트웍스는 애널리스트들에게 경기하강이 4/4분기까지 이어질 지도 모른다며 올해 수익전망을 절반 깎을 것을 제안했다. 노텔 주가는 시간외매매에서 23% 곤두박질쳤다.

증시 관계자들은 당분간 시장이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캇&스트링펠로우의 리처드 딕슨은 "장기 성장의 모멘텀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지수의 단기급등에 휩쓸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다우존스 지수 편입종목 가운데에는 휴렛 팩커드 외에 인텔, IBM 등 대형 기술주가 큰 폭 올랐고 GE, 인터내셔널 페이퍼, 3M, 듀퐁, 월트 디즈니, 캐터필러 등도 상승했다. 홈 디포, 월마트 등 유통주, 존슨&존슨 등 제약주는 떨어졌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