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송이 < 맥킨지인코퍼레이티드 컨설턴드 sy@media.mit.edu >

사람과 컴퓨터를 이어주는 수단은 ''인터페이스''다.

키보드 마이크로폰 디지털카메라 등을 통해 사용자의 의도가 컴퓨터에 전달된다.

그러면 컴퓨터는 사용자가 이해할 수 있는 표현수단으로 적절히 반응한다.

이렇듯 인터페이스는 사람과 컴퓨터 사이에서 일어나는 커뮤니케이션의 질을 논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아무리 완벽하게 작동하는 기계를 만들더라도 인터페이스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사용자의 의도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그러면 기계는 사용자의 기대에 벗어나는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사용자는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인터페이스에서 발생한 것인지,기계 자체가 결함을 일으킨 것인지를 알 수가 없다.

따라서 인터페이스는 명확한 의사 전달과 더불어 전달매체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MIT대학원 재학시절 일본에서 온 마에다 교수는 ''미야다쿠(고대 일본에서 절을 짓는 목수)''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들려주었다.

미야다쿠가 지은 절이 1천년간 그대로 보존될 경우 일본 천황은 그에게 특별한 영예를 허락했다고 한다.

미야다쿠는 재료에 대해 충분히 이해해야만 1천년 동안 보존될 수 있는 절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래가는 절을 짓기 위해서는 설계도 중요하지만 목수 스스로 나무를 고르는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고 한다.

남쪽 벽을 지을 때는 산의 남쪽에서 자란 나무를 이용하고 서쪽 벽을 지을 때는 산의 서쪽에서 자란 나무를 베어오는 등 건물의 각 부분에 최적의 나무를 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둘러본 전자기기 전시장에서 두 손으로 마이크로폰을 잡고 입에 대고 말해야 하는 제품을 봤다.

음성에 의한 의사소통은 손이 자유롭고 어느정도 떨어진 거리에서도 말이 통하는 장점 때문에 선호된다는 사실을 잊고 제품을 만든 것 같아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