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9일 개항하는 인천국제공항의 올 적자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드러나 비상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개항도 하기 전부터 예산을 방만하게 책정, 집행하는등 도덕적 해이에 빠져들고 있지 않으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건설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최근 국회 건교위에 제출한 ‘2001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편성’자료에 따르면 올 예상적자는 3497억여원으로 당초 감사원 및 미국계 투자은행등이 예상했던 2867억원보다 22%인 630억여원이 더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공항의 경우 부채가 4조4000여억원이며 이자비용만 매년 3000억원대이다.

그러나 다음달 개항식 행사 비용으로만 10억원을 넘게 책정하는등 방만한 예산 운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산편성 내역에 따르면 공사측은 개항 관련 행사 용역비로 9억3500만원을 책정하고도 포상비 명목에

▲개항식 행사 관련 8400만원 ▲기념품 7000만원등을 별도로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장등 임원들의 업무 추진비로 1억2000만원을 책정해놓고도 ‘대내조직관리비’명목으로 3억5500만원을 별도로 배정하는 한편 이사회등 각종 ‘회의비’도 2억여원을 책정했다.

포상비에는 ▲창립 2주년 표창 1800만원 ▲표창 시계 제작 1600만원 ▲제안 포상금 1900만원 ▲연말 모범직원 표창 1000여만원 외에 ‘모범택시 운전자’ 포상금도 180만원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공사 상징 기념품 제작 4000만원, 연말연시 행사 8900만원, 창립행사비 3300여만원등 각종 행사 비용으로 4억여원을 책정했고 ‘광고 선전비’ 12억 6700만원중 ▲각종 전시회 5500만원 ▲항공사진 촬영비 1100여만원 ▲사진전시회 3000만원등은 중복 편성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사측은 또 공항 귀빈실 운영 소모품 구입 비용으로 2100여만원, 귀빈실 추가 비품 구입비 4400여만원을 별도로 편성하는 한편 흡연실 소모품 비용 1700만원과 흡연실 환풍기 유지비용 1800만원도 별도 항목으로 책정해 건교위 여야 의원들이 내역 확인 작업에 나섰다. 더욱이 공사측은 직원들의 주택 임차료로 월 7100만원을 책정해놓고도 임차주택의 섀시 제작을 위해 1억1700여만원을 사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민주당 송훈석의원은 “정상운영을 위해 올해에만 1조5000억원의 추가 지원을 정부에 요구한 공기업이 절약보다는 눈먼돈 쓰듯 방만하게 예산을 쓰려한다”며 “공기업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송의원은 “최소 7년간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직원들 하계 휴양소 이용료로 1억여원을 지원하고 취미회 지원금, 생일 축하금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더욱이 아직 영업이익도 없는 상황인데도 자료에는 ‘전년도 세전 순이익의 5%인 7억2700만원을 사내복지기금으로 편성’했다고 되어 있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